할부·리스 자산 17조 원 돌파
카드업계, 수익다각화 위해 카드 외 사업에 집중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 등 카드사들의 비카드 자산이 증가세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카드사업 부문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실적 악화를 겪은 카드사들이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업황 악화로 카드 본연의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카드 외 사업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리스와 할부금융업을 하고 있는 국내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하나·비씨카드)의 할부금융과 리스 자산 합계는 총 17조25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4조7240억 원) 대비 17.17% 증가한 규모다.
특히 리스업 자산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리스업을 영위하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비씨카드)의 자산 합계는 6조3990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8620억원) 대비 31.61%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업을 영위하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하나카드)의 자산 합계는 10조8540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8620억원) 대비 10.06% 증가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별로 보면 자산규모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할부금융 및 리스 자산 합계가 7조6760억 원으로 전년 동기(6조5630억 원) 대비 16.95% 증가했으며, 롯데카드의 경우 4380억 원으로 전년 동기(1560억 원) 대비 18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2조8980억 원에서 3조1210억 원으로, 삼성카드의 경우 8410억 원에서 9710억 원으로 각각 7.69%, 15.45% 증가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 성장세가 최근 급상승한 데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 증가 등으로 주요 수입원인 카드 부문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조달비용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수익이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순이익은 2조6062억 원으로 전년(2조7138억 원) 대비 1076억 원(4%) 감소했다. 특히 총비용은 1조8531억 원 불어났다. 이자 비용이 8254억 원, 대손충당금 적립액 증가에 따른 비용이 4503억 원 늘었고 판관비도 1387억 원 증가했다.
신용판매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점도 카드사들이 비카드 부문에 주력하는 요인 중 하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업 카드회사와 은행에서 발급된 카드 중 1년 이상 사용되지 않는 휴면 신용카드는 1555만5000장으로,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 신용카드의 비중은 17.98%에 달했다. 또 지난 2019년 말 기준 경제활동인구 1인당 신용카드 보유매수는 약 3.9개다.
카드업계에서는 이 외에도 해외진출과 데이터 사업 등 비카드 사업 확장에 힘을 쏟음으로써 카드 사업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카드사의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 등을 비롯한 비카드 사업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신한카드와 국민카드는 카드업계에서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지난해 해외법인 순익은 총 52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04.4%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 4개 해외법인에서 총 273억 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1년 전 14억 원보다 1861.5% 급증한 규모다.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 순익도 2021년 160억 원에서 지난해 255억 원으로 59.7%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현재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태국 등에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확장에도 본격적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민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돼 본인가를 준비 중이다.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지정되면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다. 현재 국세청과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등 4곳만 지정돼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업황 악화로 카드 본연의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카드사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글로벌 진출 등 신수익원 발굴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카드사 본업만으로는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고 있으며, 수익 다각화를 위해 카드 외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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