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물가 진정세지만, 여전히 어려워"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고금리 기조 속에 환율과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2개사를 대상으로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기업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66.3%가 '적자를 내고 있거나 손익분기 상황'이라고 응답했다고 9일 밝혔다.
현재 경영상황에 대해 '이익과 비용이 동일한 손익분기 상황'이라고 답한 기업이 31.0%로 가장 많았고, '적자로 전환된 상황'이라는 기업이 24.3%, '적자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기업은 11.0%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대한상의 조사에서 수익실현을 위해 기업이 감내가능한 기준금리 수준이 2.91%로 조사됐지만, 현재 기준금리는 3.5%로 0.6%p 초과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3%대 기준금리 지속은 2012년 이후 10년 만이며, 3.5%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라 물가 상승세는 진정국면을 보였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4.2%를 기록해 1년 만에 4% 초반까지 하락했다.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3.9%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환율은 지난달 미국의 금리인상(0.25%p)으로 한미 간 금리격차가 1.5%p로 커졌지만,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달러를 대량 매도하며 내림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지 7개월째를 맞은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현재의 자금 사정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56.3%가 '고금리로 작년보다 어려움이 심화됐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기업은 29.3%였으며, '어려움 없거나 자금 사정이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은 각각 12.7%와 1.7%에 불과했다.
고금리 부담에 기업들은 고육지책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조사에서 고금리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기업은 20.2%에 불과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고금리 부담완화를 위해 비상 긴축경영 조치를 시행한 기업이 71.0%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긴축경영 조치로는 소모품 등 일반관리비 절약(71.8%)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투자 축소(24.9%)가 뒤를 이었다.
고금리 상황에 정부와 지자체에서 경영안정자금 대출, 이차보전사업 등의 기업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현장의 체감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금리 지원대책의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0.7%는 '지원제도 내용을 몰라서 활용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기업이 정부에 바라는 지원책으로는 '고금리기조의 전환'이 58.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세제지원 등 비용절감책'(26.0%), '대출보증지원 확대'(8.7%),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6.6)'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무역적자가 13개월째 이어되는 가운데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 소비심리 둔화를 부추길 수 있다"며 "금리인상 기조의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보고, 내수소비 진작과 경기회복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신중한 금리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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