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빚' 국가채무 1067조…첫 1000조 돌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지난해 국가부채가 130조9000억 원 불면서 사상 최고액인 2326조 원을 기록했다. 중앙·지방정부가 갚아야 하는 '나랏빚' 개념인 국가채무도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했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2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가결산보고서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감사원 결산을 거쳐 오는 5월 말 국회에 제출된다.
정부 재무제표 결산 결과, 지난해 국가부채는 2326조2000억 원으로 전년(2195조3000억 원)보다 130조9000억 원(6.0%) 증가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인 2150조6000억 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이는 국가결산보고서가 작성된 2011년 회계연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부채가 늘어난 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민생 안정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국채 발행 잔액이 84조9000억 원 증가하고 연금충당부채가 43조2000억 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무제표상 국가부채는 현금주의에 입각한 중앙·지방정부 채무 등 확정부채에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부채를 합산한 것이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연금으로 지급할 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부채다. 정부가 당장 갚아야 하는 돈은 아니지만, 연금 조성액이 지급액보다 부족하면 정부 재원으로 충당해야 해 연금충당부채가 증가할수록 미래세대 부담도 커진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국가 간 재정건전성을 비교할 때는 국채·차입금·국고채무부담행위 등 확정부채를 포함하는 국가채무를 기준으로 하며 비확정부채는 포함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확정부채는 전년보다 89조2000억 원(10.9%) 늘어난 907조4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한 국채 발행이 증가하고 환율 상승으로 외화 외국환형평기금채권 잔액도 늘었다. 외국환형평기금채권은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하고 보증하는 국채를 말한다.
비확정부채는 전년보다 41조7000억 원(3.0%) 증가한 1418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연금충당부채는 1181조3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3조2000억 원(3.8%) 증가했다. 공무원연금이 35조2000억 원 증가했으며 군인연금도 8조 원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전년(93조5000억 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보증·보험 등 기타충당부채(61조9000억 원)는 전년보다 7000억 원 늘었다.
실질적으로 중앙·지방정부가 갚아야 하는 '나랏빚'인 국가채무는 1067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GDP의 49.6%에 해당하며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겼다.
국가채무는 국가부채 중 '확정부채'에서 국민연금기금 등 국가기관이 보유한 국·공채를 제외하고 순 상환의무를 갖는 부채 규모를 의미한다. 국가재정법 등에 따라 중앙·지방정부의 상환의무가 있고 원리금 상환 일정이 확정돼 지급 시기와 규모가 확정된 채무다. 미래의 재정부담까지 포괄하는 국가부채와는 다른 개념이다.
1067조7000억 원의 국가채무는 1년 전(970조7000억 원)보다 97조 원 늘어난 규모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6%로 전년보다 2.7%p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예산(2차 추경 기준·1068조8000억 원)보다는 1조1000억 원 줄었다.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5162만8000명)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2068만 원이다. 2021년 1876만 원에 비해 192만 원 늘었다.
지난해 정부의 총수입은 617조8000억 원, 총지출은 682조4000억 원으로 통합재정수지(총수익·총지출)는 -64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는 2021년(-30조5000억 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2배 이상 확대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52조5000억 원)을 뺀 관리재정수지는 117조 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GDP의 5.4%에 해당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다.
세계잉여금은 9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3조30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결산을 계기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보다 엄중한 인식하에 정부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재정준칙 법제화 등을 통해 건전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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