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中 사이버공간관리국 심사 예정
업계 "반도체만 4조 적자 예상…하반기 반등"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규제에 돌입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 향할 여파에 시선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어닝쇼크를 기록한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최근 뛰어오르기 시작한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3일 오후 1시 50분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25% 하락한 6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2.03% 내린 8만68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발부터 약세를 가리켰고 SK하이닉스는 상승해 출발한 뒤 곧바로 낙하했다.
주말 중 미국 최대 메모리칩 제조회사 마이크론이 해외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의 '인터넷 안보 심사'를 받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앞서 미국의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 따른 조처인 것으로 해석돼 '반도체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긴장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미국 제재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까지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자문사인 아이씨와이즈(ICwise)의 왕리푸 애널리스트는 "한국, 중국과 대만은 미국 주도의 칩4 동맹에 가입돼 있다"며 "중국에 제조 시설을 두고 있는 한국 메모리칩 제조업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번 심사는 '미국의 조처를 따르지 말라'는 경고 신호를 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회사가 올해 상반기 최악 수준의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날 주가에 하락요소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삼성전자가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예정 중인 가운데 메모리 업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만 4조 원 안팎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201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조1214억 원 대비 94.9% 급감한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밑도는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5930억 원) 이후 14년 만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7807억 원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상반기 이후 장기적인 시각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이 '바닥' 신호로 인식돼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에 돌입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 업계에서 감산은 반도체 업황 저점의 시그널로 해석돼 왔다.
지난달 말 증권사 다섯 곳은 일제히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IBK투자증권(7만 원→8만 원) △NH투자증권(7만2000원→7만9000원) △SK증권(7만5000원→8만 원) △키움증권(7만3000원→7만8000원) △신한투자증권(7만 원→8만2000원) 등이 목표가를 높였다. 1~2월에는 다올투자증권과 KB증권도 목표주가를 8만 원대까지 높였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바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올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도체주는 올해 초까지 이어지던 부진을 딛고 업황 바닥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증시에서 업종별로 반도체 업종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SK하이닉스, DB하이텍,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종목 41개를 편입한 'KRX 반도체' 지수는 12.78% 상승했다. KRX 업종지수 28개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 긴축 종료와 AI(인공지능) 수요 확대 기대감 등도 힘을 보태며 연초 대비 삼성전자는 15% 올랐고, SK하이닉스는 18% 올랐다.
최근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통과가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국내에 많은 투자를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금 감면 혜택으로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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