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통 보안' 속 태광산업 주총 진행
회사 측 안대로 주당 1750원 배당
위임장 놓고 입장 '실랑이'…30분 지연 개최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태광산업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펀드 트러스톤자산운용과의 표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태광산업은 31일 서울 중구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제62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액면분할, 자사주 취득,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선임, 임원 퇴직금 규정 변경, 임원 보수한도 변경 등의 안건 의결했다. 이날 주총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안한 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과 1주당 현금 1만 원 배당, 자사주 취득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주총을 앞두고 보안요원이 주총장 입구를 지키며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회사 측은 방문하는 주주를 주주명부와 대조했다. 이 과정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 일부 인원이 위임장을 받아 오며 주주명부를 뒤늦게 제출해 확인 절차가 늦어져 주총도 30분가량 지연됐다. 명부 관련 문제로 트러스톤자산운용 일부 인원과 태광산업 측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배당 관련해서는 태광산업 측은 1주당 1750원을, 주주이자 행동주의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주당 1만 원을 제안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제안한 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도 부결됐다. 앞서 태광산업은 주식 발행예정주식 총 160만 주, 주당 가격 5000원을,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발행예정주식 총 1600만 주, 주당 가격 500원을 제안했다.
트러스트자산운용이 제안한 보통주 6877주(발행주식총수의 3.06%)를 50억 원에 장내 직접 매수하는 자사주 취득 안건도 부결됐다. 이로써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제안한 세 가지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외에도 감사원 출신 최영진 후보와 법무부 정책위원인 남유선 후보가 함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으며 임원 퇴직금을 '퇴직위로금'으로 명칭을 바꾸고 임원 직급 폐지·역할에 따른 등급을 매기고 퇴직위로금 지급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의결된 이사 보수 한도는 10억 원으로, 전기 이사보수 한도액(20억 원)보다 줄어들었다.
의장을 맡은 조진환 태광산업 대표는 "올해도 미국과 중국의 관계 불안정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 정책 지속으로 세계 경제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당사 모든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회사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업계에서는 올해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태광산업 관여는 '몸풀기' 수준이며, 내년에 표대결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과거부터 주주가치제고를 빌미로 여론을 조성하고, 특히 '안되는 것도 찔러보자'는 식의 작업이 업계에서 유명했다"면서 "현재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지분이 5% 수준인데, 주주가치와 관련해 여론을 형성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위임을 많이 받아낸다면 내년에 표싸움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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