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좋은친구들' 설립 후 3개월 만에 신사업 중단
"나명석 회장 개인 사업"이라 했지만 사업 중단 후 웰빙푸드로 조직 흡수
[더팩트|문수연 기자] 자담치킨을 운영하는 웰빙푸드 나명석 회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저가 치킨' 브랜드사업을 설립 3개월 만에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 해고가 발생하면서 회사 사기도 바닥에 떨어졌다. 또한 나 회장의 경영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2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웰빙푸드 나명석 회장은 '친환경 웰빙치킨'이라는 본사의 경영방침에 상반되는 저가 치킨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일 자회사 '더좋은친구들'을 설립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으나 약 3개월 만에 재정난과 경영상의 이유 등으로 현재 사업을 중단했다.
웰빙치킨 관계자는 저가 치킨 브랜드 사업 중단에 대한 <더팩트>의 사실 확인 질의에 대해 "더좋은친구들은 웰빙푸드에서 한 사업이 아니라 나명석 회장이 개인적으로 시작한 사업"이라면서 "성과가 없는 상태에서 비용이 나가고 있어 사업을 멈추게 됐다"고 밝혔다.
'더좋은친구들'은 출범 당시부터 문제를 보이다 결국 좌초했다. 나 회장은 외부 인재를 대표로 영입하려 했으나 경영 방향에 대한 이견으로 무산되자 웰빙푸드 조준호 이사를 웰빙푸드에서 퇴사 처리하고 더좋은친구들 대표로 앉혔다.
이후 신규 직원 채용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 출신 A 씨를 영입했는데, A 씨는 웰빙푸드 임원과 친분이 있는 인물로 확인됐다.
그러나 더좋은친구들은 설립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재정 위기를 맞았다. 더좋은친구들 운영을 위해 한 달에 수천만 원의 자금이 소요됐는데, 나 회장 사비를 들여 약 3개월간 운영해도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자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더좋은친구들과 관련이 없는 웰빙푸드 직원에 대한 해고가 이뤄졌다. 더좋은친구들 사업 중단 후 웰빙푸드로 인력을 흡수하면서 운영팀이 5개 팀에서 6개 팀으로 늘어나는 등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웰빙푸드는 경영 악화로 인해 올해 물류센터를 제외한 본사 직원에 대한 진급인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웰빙푸드 직원 B 씨는 지난 2월 해고 통보를 받고 같은 달 퇴사했다. 회사가 고용보험공단에 신고한 사유는 '경영상 필요에 의한 인원 감축으로 인한 해고'였다. 이에 대한 보상은 사실상 근로기준법으로 정해진 해고예고수당(1개월치 월급)에 해당하는 '권고 수당'이 전부였다. 오너의 무능으로 인한 사업 실패 피해가 직원에게 돌아간 셈이다.
앞서 더좋은친구들에 영입된 A 씨는 현재 웰빙푸드 기획마케팅팀 수석팀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 회장이 저가 치킨 사업에 도전한 사업 배경에는 홈플러스가 지난해 6월 내놓은 '당당치킨'이 꼽힌다. 지난해 치킨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홈플러스는 한 마리에 6990원짜리 치킨을 내놨다. 당당치킨은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마리를 돌파하며 업계에 '초저가 치킨 경쟁'을 일으켰다.
이를 눈여겨본 나 회장은 1만1900원(예상가)의 저가 치킨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자담치킨이 '친환경 웰빙치킨'과 '대한민국 6% 동물복지 인증 닭 사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만큼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염려해 회사를 분리한 뒤 사업을 펼치고자 했다.
실제로 동물복지 육계는 항생제를 쓰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사육되는 만큼 일반 육계에 비해 단가가 비싸고 품질도 좋다. 전국 육계농장 중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은 단 6%로, 자담치킨은 올해 초 '대한민국에 딱 6% 밖에 없는 치킨'이라는 카피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의 경우 기존 시설에서 인건비 ·임대료가 추가로 들지 않고 닭(일반 육계)도 대량 구매해 사용하기 때문에 원가가 절감된다.
자담치킨이 원가 절감을 위해 일반 육계를 사용한 저가 치킨을 출시할 경우 그간 강조해온 '친환경 웰빙치킨'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어긋난다는 소비자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또 저가 치킨 사업 성과가 3개월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자 사업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와 관련 웰빙푸드 관계자는 "더좋은친구들이 휴업하며 웰빙푸드 조직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버리기 아까운 능력 있는 사람은 영입하고, 그렇지 않은 직원은 권고사직한 것"이라며 "회사 상황이 좋으면 버려지지 않을 텐데 회사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져 동의하에 사직서를 받았다. 회사 입장에서는 능력, 충성, 의지, 열정 있는 분께 기회를 주는 게 맞다. (웰빙푸드와 더좋은친구들이) 다른 회사일지라도 인재는 영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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