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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E 실사단 방한 임박…"부산 알려라" 주요 대기업 발걸음도 빨라진다

  • 경제 | 2023-03-24 00:00

국제박람회기구 실사단 다음 달 초 방문
삼성·SK·현대차·LG·롯데 홍보 활동 강화
주요 그룹 총수도 '부산 알리기' 적극적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단의 방한에 맞춰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강화한다. 사진은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남용희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단의 방한에 맞춰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강화한다. 사진은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방문이 임박하면서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현지 실사를 앞두고 홍보 활동을 강화해 부산, 나아가 전국적으로 유치 공감대와 열기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룹 총수 역시 BIE 실사단 방한을 중요한 승부처로 판단, 유치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이 최근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 달 3~7일 BIE 실사단 방문에 맞춰 홍보 활동을 확대한 것으로, 민간 영역에서도 이 기간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홍보 수단을 활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앞서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0일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3차 회의에서 BIE 실사단 방한 기간을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라고 특정하며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실사단을 밀착 마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삼성은 부산을 비롯해 전국 매장 전시물과 사이니지 영상 등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또 세계 주요 명소의 옥외광고를 활용해 부산을 지속 알리고 있다. 특히 주요 경영진이 '홍보맨'을 자처해 직접 발로 뛰고 있으며, 최근에는 삼성전자 CR담당 박승희 사장이 라오스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했다. 대표이사인 한종희 부회장의 경우 지난달 독일을 포함해 베트남, 오스트리아, 스페인, 스웨덴, 남아공, 멕시코의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엑스포 개최 지지를 요청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지원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룹 차원에서 월드엑스포TF를 운영하면서 주요 계열사 네트워크를 전방위로 가동하고 있다. 'CES', 'MWC' 등 주요 국제 행사에 참여,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쳐 부산을 알렸으며, 이번 BIE 실사단 방문에 맞춰 부산엑스포만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방식의 홍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이 부산역 전광판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LG그룹
LG그룹이 부산역 전광판을 통해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광고를 실시하고 있다. /LG그룹

현대차그룹도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전담 조직을 가동했다. BIE 실사단 방문 기간에는 차량을 활용해 부산을 적극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현장에서도 부산엑스포 홍보 문구가 랩핑된 차량 58대를 운영, 글로벌 주요 인사와 현지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부산을 소개했다.

LG그룹은 유치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음 달 6일까지 부산역 대합실의 대형 전광판 4곳에 부산엑스포 유치 응원 광고를 실시한다. 관광객과 부산 시민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의 중요성을 알리는 차원이다. 현재 LG그룹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광장 등 세계적 명소에서 대형 전광판을 통해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하고 있으며, 주요 경영진들은 출장 때마다 유치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3일 브라질, 14일 칠레 등 중남미 국가를 잇달아 방문해 지지를 당부하면서 대한민국이 수많은 국제행사 개최 경험을 보유한 점과 부산이 동북아시아의 교통·물류 허브이자 풍부한 문화·콘텐츠, 세계적인 관광 인프라를 갖춘 도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산이 실질적 연고지인 롯데그룹은 BIE 실사를 앞두고 유치위원회·부산광역시와 MOU를 체결하는 등 총력 대응을 예고했다. MOU는 BIE 현지 실사 준비 지원을 위해 보유한 모든 인프라를 활용하고,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롯데그룹은 BIE 현지 실사단이 부산에 머무는 동안 럭셔리 호텔 '시그니엘 부산'을 숙소로 지원한다. 부산 지역 700여 개 롯데 계열사 사업장에서는 'BUSAN IS READY!'라고 적힌 현수막을 부산엑스포 엠블럼과 함께 게시한다.

BIE 실사단 방한 기간에 재계 총수들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크다. 먼저 최태원 회장은 기업 유치전의 사실상 총책임자로서 준비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유치위원회 차원에서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유치 기원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 밖에 각종 주요 행사에 참석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으로, 경쟁국보다 더 차별화된 요소를 소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그룹은 유치위원회·부산시와 국제박람회기구 현지 실사단 방문 기간 동안 '시그니엘 부산' 숙박 등 보유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롯데그룹
롯데그룹은 유치위원회·부산시와 국제박람회기구 현지 실사단 방문 기간 동안 '시그니엘 부산' 숙박 등 보유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롯데그룹

그동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사업 출장 때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산을 적극 홍보했다. 지난해 멕시코와 파나마 출장 기간에 각국 대통령을 만나 지지를 부탁했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에게 부산의 장점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만간 중국, 미국 출장에 나설 예정으로, 이곳에서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시 부산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그룹 총수들도 마찬가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이어 최근 아프리카·카리브해 주요국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지난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폴란드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일랜드를 각각 찾아 지지를 부탁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들은 외부로 알려진 지원 활동뿐만 아니라 물밑에서 힘을 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BIE 실사단 방문 등 주요 상황 때 개인적으로도 역할을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엑스포는 5년 주기로 모든 주제를 다루는 등록엑스포와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인정엑스포로 나뉜다. 1993년 대전엑스포, 2012년 여수엑스포가 있었지만 규모와 위상 면에서 한 단계 아래인 인정엑스포였다. 부산은 등록엑스포 개최에 도전하고 있으며, 유치에 성공하면 한국은 올림픽과 월드컵, 등록엑스포 등 세계 3대 이벤트를 모두 치른 일곱 번째 국가가 된다. 정부는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면 행사 기간에 전 세계 200여 개국에서 348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생산 유발 효과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8조 원 등 총 61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50만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2030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말 BIE 총회에서 회원국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부산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가 유치 신청서를 냈다.

rocky@tf.co.kr

롯데그룹은 유치위원회·부산시와 국제박람회기구 현지 실사단 방문 기간 동안 '시그니엘 부산' 숙박 등 보유한 인프라를 지원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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