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784,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건축물
디지털트윈 '아크버스'·5G 전용망 갖춰
'네옴시티' 등 글로벌 시장도 공략
[더팩트|최문정 기자] "음료가 필요하신가요?"
경기도 성남시에 들어선 네이버 제2사옥 '1784'에는 지난해부터 특별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5G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브레인리스 로봇 '루키'다.
루키는 회의실과 사무실에 커피를 배달해주거나, 무거운 택배를 자리까지 갖다주기도 한다. 바쁜 업무로 식사 시간이 모자랄 때는 사내 식당에서 도시락을 찾아 자리로 배달해주며 네이버 직원들의 손과 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22일 1784 내 한 회의실에서 직접 루키에게 커피 배달을 신청해봤다.
먼저 회의실 책상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자 '네이버 주문' 페이지에 바로 접속됐다. 1784 2층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했다. 사이즈와 옵션을 선택하고, 결제까지 미리 등록해 놓은 네이버페이 카드로 끝내자 주문 완료 메시지가 떴다. 업무를 하며 기다리자 차례대로 음료 제조 완료 알림과 배달 시작 알림이 떴다.
루키는 비슷비슷하게 생긴 회의실과 책상, 화분, 장식품 등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기자가 있는 회의실 앞에 도착했다. 루키가 도착해 신호를 보내자 굳게 닫혀있던 회의실 문이 스르르 열렸다. 문 앞에서 얼굴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로 꾸벅 인사를 건넨 루키는 "최문정님의 음료를 가지고 왔어요"라는 문구를 띄웠다. 같은 장소에서 여러 사람이 주문을 했어도 헷갈리지 않았다.
배달통을 열어 음료를 건낸 루키는 다시 한 번 눈 인사를 건내고 유유히 돌아 사라졌다. 돌아가며 문을 닫는 것도 잊지 않았다.
루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네이버랩스의 자체 디지털트윈 제작 기술 '아크버스'와 1784의 합작품이다. 2016년 착공해 지난해 입주한 1784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콘셉트로 건축된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건축물이다.
네이버는 로봇(M2)과 백팩형 매핑 기기 등을 활용해 1784 건물 전체를 디지털트윈으로 구현했다. 루키가 자유자제로 움직일 수 있는 지도를 만든 셈이다. 또한 건물 자체와 연결된 클라우드 기반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인 '아크'를 도입해 루키가 직접 엘리베이터를 부르거나, 자동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했다. 1784에 도입한 5G 전용망 역시 루키가 지연없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네이버는 1784에서의 루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달 2022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랩스와 클로바,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1784 건물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준비 중"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와 관련해선 로봇이나 디지털트윈, 자율주행, AI 등 미래 기술을 스마트빌딩이나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munn09@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