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카드 중심으로 결제 먹통 현상 발생
일부 가맹점 준비 덜 돼
사용처 제한에 망설이는 소비자도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미국 애플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가 출시 후 반나절 만에 17만 명의 사용자를 모은 가운데 일부 카드의 신규 이용자 등록과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 등 각종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금융 소비자들은 아직 사용처가 제한적인 점과 현대카드만을 이용해야한다는 점에서 애플페이 이용을 망설이고 있었다.
21일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된 첫날 <더팩트>가 서울 시내 애플페이 가맹점을 방문한 결과 일부 매장에서 애플페이 결제 오류가 발생했다. 현대카드 중 비자카드 이용자는 신규 등록과 결제 진행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가맹점에서는 애플페이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모습도 보였다. 일부 할리스커피 매장에서는 애플페이 결제가 안 된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할리스 가맹점 관계자는 "단말기에는 설치가 완료됐지만 본사에서 아직 승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일부 매장에서 결제가 안 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카드는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카드 사용 등록과 결제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사용자가 몰리면서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현재 조치 중이고 기술적인 부분이라 언제 정상적으로 복구될지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자 등록이 제대로 안 돼 결제가 안 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현대카드를 등록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최종적으로 현대카드 측으로부터 '애플페이 사용 가능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받아야 서비스가 활성화된다. 일부 이용자들은 해당 문자를 받지 못해 결제를 하지 못하기도 했다.
서울 시내 한 GS25 매장 관계자는 "보통 매장을 하루 700명 정도 이용하시는데 오늘 애플페이를 통해 결제한 고객들이 있었다"며 "다만 일부 고객이 시스템 오류로 이용하지 못하거나 자리에 서서 한참을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CU 매장 관계자도 "애플페이로 고객들이 결제를 했다"며 "일부 고객들이 (애플페이 사용 가능 안내) 문자를 못 받아 결제가 안 됐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결제를 시도하지 않는 아이폰 이용자들도 있었다.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에서 1시간 가량 지켜본 결과, 아이폰 이용자 10명 모두 신용카드나 모바일 상품권 등을 이용해 결제했다.
20대 A씨는 "현대카드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현대카드가 있다면 사용했을 것"이라면서 "굳이 애플페이를 쓰려고 현대카드를 이용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답했다. 20대 소 모 씨는 "애플페이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가맹점이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타벅스나 신세계 등 일부 매장에서 제한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애플페이 결제에 불편함을 못 느낀 이용자도 있었다. 애플페이는 애플의 '지갑'앱에 접속해 카드 정보를 입력하거나 현대카드 앱에서 '애플페이 추가하기'를 선택하고 정보제공에 동의하면 자동으로 등록된다. 애플페이로 결제한 30대 박 모 씨는 "결제 속도가 빠른 편이고 등록하는 법도 쉬워서 어려움을 못 느꼈다"고 전했다.
일부 금융 소비자들은 아직 사용처가 제한적인 점과 현대카드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애플페이 이용을 망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페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서비스 이용 확대를 통한 고객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애플페이 출시 간담회에 참석해 "지금까지 17만명이 등록했고, 오후에는 더 많은 분이 애플페이를 경험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애플페이 사용처가 제한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사용처 확대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전국 편의점과 코스트코,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다이소를 비롯한 오프라인 가맹점과 배달의민족, 무신사, 대한항공, 폴바셋, 이니스프리 등의 웹페이지·모바일 앱이다.
교통카드 서비스가 불가한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다만, 교통카드 회사들은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레일의 경우 자회사의 선불 교통카드 레일 플러스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애플 운영체제와 호환이 가능한지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 충성 사용자가 많은 만큼 출시 초기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사용 가능한 단말기가 제한되어 있고 사용층도 애플로 한정돼 카드 업계 시장 구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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