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티리얼즈 , 내달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제출 예정
업계 "모회사지만 거래소 심사에 영향 예상"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기업가치 조(兆) 단위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에 돌연 걸림돌이 나타났다. 모회사 에코프로가 부당거래 의혹으로 재차 수사에 들어가면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가 연기될 경우 그룹 전반 청사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에코프로그룹은 현재 불공정 거래 이슈에 처해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과 금융위원회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6~17일 충북 청주시 에코프로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내달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시장이 보는 몸값은 최소 2조 원에서 최대 5조 원까지로 예상되고 있다.
상장 주관사단은 당국이 주시하는 의혹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간 연관성을 발견하지 않아 IPO 준비를 중단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그러나 에코프로에 제기된 불공정거래 이슈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IPO가 순조롭게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20년에도 에코프로는 전현직 임원의 미공개 정보를 통한 부당이득 취득 혐의에 홍역을 앓았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지난해 5월 자본시장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35억 원을 선고 받은 이력이 있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자사 중장기 공급계약 정보의 공시 전 차명 계좌를 통해 미리 주식을 매수한 뒤 되팔아 11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혐의다.
이후 에코프로그룹은 계열사 대표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고 기업 이미지 쇄신에 나섰지만 1년여 만에 금융당국이 추가 의혹을 포착한 것이다. 업계는 불공정거래 이슈가 반복되면서 그룹사 전체 신뢰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계열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예비심사 청구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 가이드 중 중점적인 내용 중 하나로 경영 투명성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내부통제제도, 공시체제 및 특수관계인과의 거래투명 유지 여부 등을주된 심사 기준으로 삼는다.
에코프로는 지난 사건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며 선을 그었다. 회사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2020~2021년 회사의 주요공시 사항과 관련해 임직원의 불공정 주식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번 금융위 조사는 기존 조사 대상기간과 유사해 그 연장선의 조사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완료하더라도 한국거래소나 금융위원회 측이 에코프로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때까지 심사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관측된다. 모회사 일부 개인의 일탈로 본다고 하더라도 재차 부당거래 의혹에 연루된 기업이라는 점은 상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미공개 정보이용에 대한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52.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을 통해 그룹사가 그리려던 큰 그림의 수월한 진행도 흔들리게 됐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양극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대주주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을 통해 조달한 금액을 전구체 생산 공장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의 공모지만 불특정 다수를 향한 공모인 만큼 그룹 전반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 모회사 임직원의 일이긴 하나 사법리스크가 거듭된 탓에 상장 계열사들 주가를 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으로 수천억 원을 조달하는 상황이며 기업가치가 조 단위 이상의 '대어'인 만큼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의 IPO 추진은 회사 입장에서도 거래소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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