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여 만에 주가도 거의 반토막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성증권이 지난해 실적난에 이어 공개매수 대행 실패로 연초부터 쓴맛을 봤다. 내년까지 회사를 이끄는 장석훈 대표이사 사장의 묘수가 아쉬운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하이브의 의뢰로 에스엠 상장주식의 25%(595만1826주)를 공개매수하는 사무 취급을 진행하며 수수료 30억 원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에스엠 주가가 공개 매수가인 12만 원을 웃돌면서 공개매수에 응하는 투자자들이 없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삼성증권은 수수료를 받지 못했다. 삼성증권은 2차 공개 매수가 단행될 경우 필요한 추가 자금은 얼마든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이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결국 고배를 마셨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공개매수 실패로 최소수수료만 받았지만, 공개매수 전 하이브에 공개매수와 관련된 자문을 제공했고 이에 대한 자문료는 일부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최소수수료 및 자문료 규모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초라한 실적 성적표를 든 삼성증권은 도통 성장 동력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업계 전반이 거래대금 감소와 금리상승에 따른 수익 감소로 험로를 걸었던 것을 고려해도 실적 내림 폭이 비교적 컸던 증권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780억9389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견주면 55.83%가량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4224억511만 원으로, 56.25% 줄었다.
삼성증권의 주가 역시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21일 삼성증권의 종가는 3만1100원이다. 올해 초(1월 27일 기준) 3만5750원을 그렸던 삼성증권은 줄곧 내림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3일 삼성증권이 5만900원까지 오른 것과 비교하면 40% 하락한 수준이다.
증권주의 전망 또한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주 주가는 경제환경 악화, 실적 부진에 따른 배당매력 감소 등에 따라 3월 들어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했다.
앞서 증권주는 은행발 유동성 리스크의 수혜업종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통화긴축이 은행권 유동성 리스크를 야기한 만큼 SVB(실리콘밸리은행)와 CS(크레디트스위스)의 유동성 위기가 오히려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높여 증시 거래대금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펴졌다.
하지만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며 증권주는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기조가 국내에 전이될 경우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일부 증권사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 대규모 부실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투자자들은 배당 규모도 줄어든 삼성증권에 대한 기대감을 적잖이 지운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결산배당금을 주당 1700원으로 책정했다. 전년도(주당 3800원)에 비해 55.2% 줄였다. 시가 배당률 역시 전년 대비 2.9%포인트(7.7%→4.8%) 낮아졌다.
내년 3월까지 삼성증권을 진두지휘하는 장석훈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졌다. 장 대표는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경력을 쌓아 온 '정통 삼성맨'이다. 관리·인사·기획·상품개발 등을 두루 경험하고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다. 2018년 7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안정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전망은 녹록지 않다.
험로가 예상되는 올해, 삼성증권은 증권거래 고객들 중 엄지족과 고액자산가가 더해진 '디지털 부유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S.Lounge'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외에도 펀드, ETF, 주식 등 개인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인 '굴링', 연금자산관리 서비스인 '연금S톡'을 제공해 초개인화 시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디지털 부유층 고객들은 투자와 관련해 셀프학습을 많이한 상태라 많은 양의 정보를 짧은 시간에 비대면 컨설팅을 통해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디지털PB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자산 3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해 론칭한 SNI(Success & Investment)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내고 있다. 관계자는 "올해 초에도 시장조정기에 고객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점검을 통해 30억 원 이상 신규 고객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삼성증권 SNI는 10년 이상 거래고객이 76%, 20년 이상 거래고액이 50%가 넘을 정도로 장기거래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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