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삼성전자 시작으로 대기업 주총 시즌 개막
5대 그룹 '무난한 주총' 예상
'대표 선임' KT·'본사 이전' 포스코 주목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기업 청문회'격인 3월 정기 주주총회(주총) 시즌이 개막한다. 올해 주요 대기업 주총에서는 경영권 분쟁과 같은 민감한 이슈가 불거지진 않았지만, 표심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는 몇몇 안건이 상정돼 뜨거운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차례로 주총을 열 예정이다. 먼저 삼성전자는 재무제표 승인,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했다. 국민연금이 한종희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결정하는 등 '무난한 주총'이 예상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렸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논란이 될 만한 이슈는 보이지 않지만, 주총 현장의 열기는 뜨거울 전망이다. 삼성전자 주총은 매년 많은 주주가 주총장을 찾는 데다, 주주들의 질의가 쏟아져 장시간 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올해는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높아짐에 따라 대응 방안에 관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과 한종희 부회장이 주주들을 상대로 걱정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외 5대 그룹에서는 예년과 비교해 크게 주목할 만한 이슈는 없다는 평가다. SK에서는 오는 30일 주총을 여는 SK이노베이션이 김주연 전 피앤지 오랄케어앤그루밍 부회장과 이복희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이사 등 글로벌 기업 CEO 출신 2명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을 더욱 강화한다. 오는 29일 주총이 예정된 SK하이닉스는 여성 사외이사를 종전 1명에서 2명(한애라·김정원)으로 늘리는 안을 다룰 예정이다.
23일 주총을 여는 현대차는 배당 절차를 개선하고, 이사회 정원을 11명에서 13명으로 확대하는 등 주주 권익 확대와 이사회 다양성·전문성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27일 주총을 여는 LG전자는 사외이사 후보로 국내 무인 자율주행 분야 연구를 이끌어 온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 IT연구센터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을 올리는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롯데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오는 22일 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다룬다. 회사는 2019년 사임한 신동빈 회장이 사내이사에 복귀하면서 책임 경영 강화와 신사업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제과가 23일 주총에서 상호를 '롯데웰푸드'로 변경하는 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롯데제과가 사명에서 제과를 떼는 건 지난 1967년 설립 이후 56년 만이다. 이는 제과라는 사명이 다양한 사업 분야를 포괄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는 사명 변경에 대해 "통합법인 출범에 따른 신시장 대응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총 시즌에서 가장 '뜨거운 주총장'을 예고한 기업은 KT(31일)다.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의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윤경림 후보자는 지난 7일 KT 이사회 면접을 거쳐 대표 후보자로 선정됐다. 주총에서 안건이 가결되려면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보통 주총에서 대표 선임의 건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치열한 표 대결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0.12%)은 대표 선임 과정에 대해 지속 문제를 제기한 여권 의견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KT 소액주주들은 정치권이 대표 선임에 개입하는 데 반발해 네이버 카페를 개설, 결집을 시도하는 등 윤경림 후보자의 대표 선임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지분에서 소액주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7%다.
17일 예정된 포스코홀딩스의 주총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일단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 주요 의안인 '본점 소재지 변경'과 관련해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서울에서 경북 포항으로 본사 주소지를 이전하는 안은 이사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려 주총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본사 이전을 요구해온 포항 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 지주사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가 포스코센터 인근에서 집회를 벌이는 등 주총장 밖도 떠들썩할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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