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상승세일 뿐" 시각도 다수
[더팩트|윤정원 기자] SM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쥔 카카오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SM 인수에 따른 주가 상승은 단기적일 뿐, 장기적으로는 악재일 수 있다는 평가도 불거진다.
하이브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SM의 가치와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무형의 비용까지 고려한 적정 인수 가격 범위를 설정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하고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추가 공개매수로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주식시장마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 상황에서는 SM 인수를 위해 제시해야 할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까지 SM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오히려 하이브의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과열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수 절차 중단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근 카카오와 논의가 전격적으로 이뤄졌고, 양사는 대승적인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대내외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M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하이브는 "그동안 SM 인수와 관련해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도 전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곧이어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 중단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혔다. 카카오 공동체는 하이브, 에스엠과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 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카카오 공동체는 같은 날 입장문에서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에스엠과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으로 카카오와 하이브의 지분 인수 경쟁은 종료됐다. 오는 31일 예정된 SM 주주총회에서 카카오와 하이브는 표 대결을 하지 않게 됐다. 하이브 측 사내이사 후보들은 사퇴하고, 사외이사 후보들은 카카오와 협의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이미 사들인 SM 주식 4.9%에 26일까지 진행하는 공개매수를 통해 35%를 추가로 사들여 총 39.9%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쩐의 전쟁'으로 비화됐던 SM 경영권 분쟁이 종료되자 시장은 이들의 주가 향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협의점을 찾은 하이브와 카카오는 현재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37분 기준 하이브는 전 거래일(18만3700원) 대비 2.61%(4800원) 오른 18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에는 19만6600원까지도 치솟았다. 카카오 또한 전 거래일(5만8100원)보다 2.41%(1400원) 상승한 5만9500원에 거래된다. 장 초반에는 6만2400원까지 뛰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에스엠 경영권 인수를 성공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기업가치를 격상시킬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향후 SM과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등 카카오엔터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선택지를 넓힌 점도 긍정적이다. 양사 간 구체적인 합의안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이브에 있어서도 이번 의사결정은 단기적으로 호재지만, 현재 보유한 SM 지분의 최종 잔존 여부에 따라 중장기 효과는 달라질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SM 주가는 고전하고 있다. 같은 시각 SM은 전 거래일(14만7800원) 대비 18.81%(2만7800원) 빠진 12만 원이다. 13만500원으로 문을 연 SM은 이날 11만5900원까지도 고꾸라졌다. 올해 1월 6일 기준 7만1700원을 기록하던 SM 주가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고공행진을 지속해왔다.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나서자 12만 원을 넘겼고, 지난 7일 카카오가 주당 15만 원 공개매수를 선언하면서 8일 장중 16만1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달 9일 7만900원에서 지난 10일 5만8100원대까지 밀리며 한 달만에 약 18% 하락한 상태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지출 또한 뼈아프다. 카카오는 지난 2월 SM 지분 9.05%를 2000억 원대 신주발행과 전환사채(CB) 매입 형식으로 주당 9만 원대에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최종 15만 원대에 확보하게 되면서 약 5000억 원을 추가로 쓰게 됐다.
현재 카카오 주주들 또한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인수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일단은 오르는 듯하지만 곧 돈 아작나게 들어갈 일이 태산", "요즘 같은 불경기에 껍데기 회사를 15만 원에 사주는 그대가 진정 챔피온" 등의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SM 인수는 곧 기업분할"이라며 마냥 호재가 아님을 예견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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