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대 횡령·배임'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구속영장
한국타이어 또다시 '오너 리더십 부재' 위기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 비상등이 켜졌다.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오너 리스크'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조현범 회장 개인으로선 지난 2019년 12월 구속된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6일 계열사 부당 지원,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조현범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 자금 130억 원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는다. 또 비슷한 시기 회삿돈을 개인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개인 비리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도 있다. 검찰이 파악한 조현범 회장의 횡령·배임액은 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범 회장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공정거래법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흘러 들어갔다고 의심한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현범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조현범 회장에게 65억 원, 조현식 고문에게 43억 원 등 총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그간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현범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고,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검찰 요청에 따라 조현범 회장을 고발했다. 이후 검찰은 한국타이어 본사, 계열사, 조현범 회장 자택 등을 수차례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조현범 회장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이로써 조현범 회장은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서게 됐다. 그는 앞서 2019년 12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수억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이후 2020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다.
한국타이어 회사 차원에서도 중대한 기로에 선 셈이다. 아직 구속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으나, 추후 '오너 리더십 부재'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지난 2020년 조현범 회장이 풀려난 이후에도 사법 리스크로 인해 조현범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5개월가량 '오너 부재' 위기를 맞았다.
업계에서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불거진 '오너 리스크'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8조3942억 원, 영업이익 7057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치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선방했던 한국타이어가 조현범 회장의 구속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오너의 부재는 그동안 준비했던 경영 계획, 투자가 향후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한국타이어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향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등을 통해 조현범 회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회사 내부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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