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사 LNG프로젝트 연이은 계약해지 위기
해양플랜트·쇄빙선 등 특수선·대규모 프로젝트…"재판매 어려워"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이 수주 호황으로 흑자 전환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와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서방 국가들이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건조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해양 플랜트의 경우 규모가 커 기업이 아닌 국가 단위에서 인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재판매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와 계약을 체결한 쇄빙LNG선 프로젝트 5척 중 쇄빙LNG선 3척(수주액 8억7000만 달러)의 계약을 해지했다. 또 LNG바지선 2척(수주액 6억5000유로)에 대해서도 최종 인도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삼성중공업은 20척(총 수주액 51억 달러)의 러시아선주 관련 잔고를 보유 중이다. 20척 모두 동일 선주 발주 물량으로, 야드 육상부지에서 건조되는 블럭·기자재 공급계약이다. 현재 프로젝트의 미수령대금(3억 달러) 대비 기수취 선수금(8억달러)의 규모가 커 미회수채권 발생 우려는 낮은 수준이나, 선주사의 대금 미지급 등에 따른 계약 취소시 수주잔고가 다소 축소될 우려가 있다.
문제는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노바텍'이 추진 중인 LNG-FS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설비) 프로젝트인 '아크틱 LNG-2' 프로젝트에서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은 FSU 2기를 포함해 총 12척의 LNG선·설비를 건조·인도하기로 계약했다. 전체 프로젝트의 절반 가량인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가 국내 업계의 몫이다.
선박은 민간 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크지만, FSU 등은 대형 프로젝트여서 기업이 아닌 국가 단위에서 인도가 이뤄져야 한다. 결국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측은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가 완화되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러시아 선주들로부터 LNG선 등을 다수 수주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금융 제재 영향으로 대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특히,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러시아와의 수주잔고 규모가 크고, 범용성이 낮은 쇄빙LNG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계약 해지시 재판매가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러시아 선사와의 프로젝트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LNG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FSU의 필요성도 커지게 되기에 충분히 새 주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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