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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이라도 더 많이, 더 먼저" LG·SK·포스코, 자원 확보 '속도전'

  • 경제 | 2023-02-24 15:35

포스코홀딩스, 리튬·니켈 '글로벌 동맹' 확대
LG화학, 전기차 50만 대 분량 북미산 리튬정광 확보
배터리 업계 자원 경쟁 치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과 소재 기업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핵심 소재를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더팩트 DB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LG화학, 포스코홀딩스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과 소재 기업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핵심 소재를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전기자 배터리 제조사들과 LG화학,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자원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인도네시아, 호주 등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실행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국 닝보리친과 니켈 생산에 상호 협력하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포스코홀딩스와 닝보리친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니켈 함유량 기준 연산 12만 톤 규모의 니켈 중간재(MHP)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먼저 1단계로 니켈 함유량 기준 6만 톤 규모의 생산공장을 연내 착공해 2025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니켈은 전기차용 이차전지 충전 용량을 늘려 자동차 주행거리 등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원료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확산 속도와 비례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국 닝보리친과 니켈 생산에 상호 협력하는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는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국 닝보리친과 니켈 생산에 상호 협력하는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와 리튬·니켈 사업을 7대 핵심사업으로 낙점하고, 글로벌 공급망 확보에 바짝 고삐를 당기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뉴칼레도니아 원료법인 NMC, 국내 제련사 SNNC 등 광산·제련 합작사업을 추진 중이며, 지난 2021년에는 호주 니켈·제련 업체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호주 진달리리소스와 미국 점토 리튬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그룹 역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을 양축으로 자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국내 전지 소재 업체 가운데 최초로 미국 광산 업체 피드몬트 리튬과 20만 톤 규모의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피드몬트 리튬은 캐나다 광산에서 나오는 리튬정광을 올해 3분기부터 연간 5만 톤씩 4년간 LG화학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리튬 약 3만 톤을 추출할 수 있는 양으로 고성능 전기차 약 50만 대에 들어가는 규모다.

북미산 리튬 정광을 사용하면, IRA에 따른 세제 혜택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물론 이차전지 핵심 광물의 공급망도 넓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선제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며 고객에게 IRA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것이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미국 광산 업체 피드몬트 리튬과 총 20만 톤 규모의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피드몬트 리튬이 지분 투자를 통해 간접 보유한 캐나다 퀘벡 NAL 광산. /LG화학
LG화학은 최근 미국 광산 업체 피드몬트 리튬과 총 20만 톤 규모의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피드몬트 리튬이 지분 투자를 통해 간접 보유한 캐나다 퀘벡 NAL 광산.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도 흑연, 리튬 등 광물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 등 3곳과 코발트·리튬 공급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호주 시라와 오는 2025년부터 양산하는 천연흑연 2000톤 공급을 골자로 협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외에도 유럽 리튬 생산업체인 독일 벌칸 에너지와 5년간 수산화리튬 4만5000톤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호주 라이온타운과 5년간 수산화리튬의 원재료인 리튬정광 70만 톤 확보, 캐나다 시그마리튬과 6년간 리튬정광 69만 톤 확보, 세계 1위 리튬 보유국인 칠레의 대표 리튬 업체 SQM과 9년간 수산화·탄산리튬 5만5000톤 공급 계약을 맺었다.

SK온 역시 안정적인 원소재 수급을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칠레 SQM, 호주 레이크리로스, 글로벌 리튬과 잇달아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7월 호주 시라와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에는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 기업 거린메이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MOU를 맺었다.

삼성SDI도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자회사 에스티엠과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해 국산 양극재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포스코케미칼과 오는 2032년까지 10년 동안 40조 원 규모의 양극재를 수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파트너십을 체결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SK온은 지난해 11월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 기업 거린메이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온
SK온은 지난해 11월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 기업 거린메이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온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사는 서로 공존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배터리 기업이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리튬 생산국인 호주와 칠레 등 주요 자원 생산국과 '자원 동맹'을 강화하는 것 역시 IRA 대응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개별 기업을 넘어 핵심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국내 배터리 제조사와 소재 기업의 자구 노력 외에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전체의 40% 이상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생산·가공된 것을 사용해야 하며, 현지에서 제조 또는 조립한 부품 비중이 절반을 차지해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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