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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자제령'에도 배당금 늘리는 카드업계…성장 뒷걸음질 하나
전문가, 금융시장 안정 측면…배당 규모 조절해야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 중 KB국민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 등 5개 사는 지난해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더팩트 DB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 중 KB국민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 등 5개 사는 지난해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증권사에 이어 시중은행에도 '배당 자제령'이 내려진 가운데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실적 부진 속에 배당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주 환원의 측면에서는 배당금 지급이 필요하다면서도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배당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 중 KB국민카드·삼성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 등 5개 사는 지난해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배당금을 전년(2501억 원)보다 1000억 원 늘린 3501억으로 결정했으며, 이는 주요 카드사 중 가장 큰 규모다. 2년 전 배당금액(1000억400만 원)과 비교하면 2.5배에 달한다. 배당금은 전액 KB금융지주로 들어간다.

삼성카드의 올해 총배당금은 26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3억 원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주주는 지난해 9월 기준 삼성생명(71.9%), 소액주주(18.01%) 등으로 구성돼 있어 배당금의 대부분이 삼성생명에 돌아가게 됐다.

현대카드는 올해 151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롯데카드는 660억 원의 배당금을 결정했다. 우리카드는 전년 대비 7억 원이 늘어난 409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 하나카드는 오는 4월까지 배당금을 결의할 예정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배당 규모를 축소했다. 지난해 3376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신한카드는 올해 24% 감소한 2566억 원으로 배당금을 결정했다.

일부 카드사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배당 확대를 단행하면서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경영환경 악화를 명분으로 고객 혜택을 줄이고 카드론 등 대출을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6% 줄어든 3786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20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2695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보다 23.4% 줄어든 1920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6414억 원이다. 다만 삼성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62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9% 늘었으며, 우리카드는 2% 증가한 2048억 원을 기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2023년도 금감원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2023년도 금감원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은행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과 자본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헌우 기자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권의 배당 확대 움직임과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을 갖췄느냐가 핵심이며 배당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6일 '2023년도 금감원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은행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과 자본 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경영 의사결정에 있어 배당 등 주주를 고려한 주주환원정책뿐만 아니라 이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균형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배당을 확대하면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을 뜻하는 레버리지 비율이 올라 향후 성장 가능성을 가로막을 수 있으며,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도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배당 규모를 조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당금은 당연히 당기 순이익에 대해 비례할 수밖에 없는데 배당금은 늘었는데 배당 성향은 사실 크게 늘지 않은 것 같다"며 "카드사들의 경우 1년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금으로 지급할 경우에는 당국에서 원래 레버리지 비율인 8배 적용을 7배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주주 환원의 측면에서 배당을 지급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카드사도 금융 관련 업종이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 최근에 외부 여건들이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이런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도 배당금을 너무 지나치게 외부에 유출하는 것도 제한이 있다"면서 "레버리지 배율이 이제 높아져서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고 카드사가 한 번 자체적으로 (배당 규모를) 조절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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