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선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 부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갤럭시S23 시리즈 친환경 기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050년까지 갤럭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 100%를 재활용 소재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갤럭시S23 시리즈 친환경 기술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최근 공개한 '갤럭시S23 울트라' 제품에 적용한 친환경 소재를 안내하고, 중장기적인 친환경 전환 목표를 공유했다.

박성선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 부사장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에 친환경 소재를 확대 적용하면서 올 한 해 동안 15톤 이상의 폐어망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며 "2030년까지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부품의 절반을, 2050년까지는 100%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재활용 소재 확대 적용을 위해 △2025년까지 갤럭시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한 개라도 적용 △포장재에 비닐이나 플라스틱 소재 제외 △스마트폰 대기전력 최소화 △매립 폐기물 미발생 등 4대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울트라 모델에 내·외부에 총 12개의 재활용 소재 부품을 사용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23 울트라 모델에는 총 12개의 재활용 소재 부품이 사용됐다. 전작대비 2배에 달하는 숫자다. 플러스와 일반형 모델에도 각각 11개의 재활용 소재 부품이 사용됐다. 갤럭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외장 부품에도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 S23 울트라는 전작에서 사용한 폐어망·폐생수통 등 재활용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폐페트(PET)병을 재활용한 플라스틱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한 알루미늄 △공정 중 발생하는 파유리를 재활용한 글라스를 새롭게 개발해 추가 적용했다.

주로 인도양 부근에서 버려지는 폐어망을 활용한 재활용 소재는 내부 S펜 커버, 하단 스피커 모듈 등에 적용했다. 폐생수통 재활용 소재를 20% 사용해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은 상단·하단 스피커 모듈, 사이드키, 볼륨키에 적용됐다. 폐페트병 재활용 소재를 10% 사용해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은 외장 케이스 프론트에 사용됐다. 또한 동일 소재를 80% 사용해 만든 필름은 제품 후면의 글라스 내부에 사용됐다. 공정 중 발생하는 알루미늄 부산물을 28% 사용해 만든 재활용 알루미늄은 제품 측면의 사이드키, 볼륨키, SIM 카드 트레이에 적용됐다.

유리 부산물을 재활용한 소재가 평균 22% 포함된 글라스는 제품 전·후면 외장 글라스에 사용됐다. 이 글라스는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 2로 뛰어난 내구성을 가진 코닝사의 최신작으로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재활용 소재를 갤럭시S23 시리즈 내·외부에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내구성과 품질 실험을 거쳤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재활용 소재 사용에 있어서 각 소재가 갖는 장점을 살리면서도, 실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내구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부 손상으로부터의 보호', '컬러 구현' 등 내구성과 미학적인 부분까지 고려했다. MX사업부 내에 재활용 특수 소재 개발에 투입되는 인력도 100여 명에 달한다.

박 부사장은 "재활용 소재를 사용했지만, 기존의 소재가 갖는 물성의 변화는 최소화해야 하므로 시험 조건이 매우 많다"며 "온도, 습도 등의 사용 환경 실험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손소독제가 플라스틱 기기의 내구성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생활환경보다 훨씬 더 가혹한 실험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S23 시리즈는 제품 패키지 박스에도 100% 재활용 종이를 사용했다. 특히 제품 전·후면 부착되던 플라스틱 필름을 100% 재활용 종이로 바꿨다.

박 부사장은 "제품을 생산하고 포장해 출하하고, 그것이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여러 조건이 있다"며 "차량이나 비행기 등을 통해 운반하는 과정에서 진동이나 충격을 받아 봉인씰이 찢어지는 경우가 있어 그러한 부분에 대한 시험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 혁신과 파트너사와의 개방적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종류의 재활용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의 재활용 성과에 그치지 않고, 더욱 많은 자원 재활용 사례를 만들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재활용 소재에는 너무나 많은 종류가 있고, 많은 산업 분야가 있기에 삼성전자 혼자서 다 할 수 없다"며 "패키지부터 플라스틱 등을 협력사들과 함께 긴밀히 협업해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도로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될까 생각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 생태계 내 태블릿이나 PC 등 여러 제품군이 있어 전체 규모로 보면 적지 않다"며 "소비자에게 작지만 큰 반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성선 삼성전자 MX사업부 기구개발팀장 부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갤럭시S23 시리즈 친환경 기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는 재활용 소재 활용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재활용 부품 사용 시 수집과 세척, 가공 등 처리 과정이 따라오기 때문에 원가가 상승하지만, 이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박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재활용품을 제품에 적용하게 되면, 가격에 대한 압박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삼성전자는 일정 부분은 기업의 사회적 공헌과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갤럭시S23 시리즈 가격 인상에서 재활용품 소재를 사용해 (원가가 상승한 부분은)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이 없다"며 "앞으로도 이 규정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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