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2분기 연속 흑자·삼성중공업 적자 축소
인력 수급·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변수'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올해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미 2~3년 치 일감을 미리 확보한 가운데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예상치)는 한국조선해양 8858억 원, 대우조선해양 2207억 원, 삼성중공업 1161억 원 등이다. 지난해부터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나머지 기업들도 적자 폭이 축소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은 17조30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으며,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1171억 원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854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보다 손실 폭이 34.9% 축소됐다.
국내 조선사들은 연초부터 선박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올해만 선박 24척, 37억7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으며,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31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LNG운반선 2척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지난달에만 20억 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국내 조선업 선박 수주량과 전 세계 수주 비중 분석결과'를 보면 전 세계 선박 건조 발주량 중 중국 수주 비중은 49%로 한국(37%)을 앞질렀다. 하지만, 대형 LNG운반선·대형컨테이너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1198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 세계 발주량(2079만CGT)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인력난은 변수로 꼽힌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표한 '2022년 조선해양산업인력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20만 명이던 조선업 근로자 수는 지난해 말 9만20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조선업계에서는 올해 1만 명 가량 조선소 인력이 부족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근로자가 부족해지면 공정 지연 등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최악의 경우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한국 조선업계 전반에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면서 "최근 정부에서 외국인 근로자 고용 기준을 완화하면서 급한불은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선박에 드는 원가도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지난해 11월 초 톤당 80달러 초반 수준에서 지난 6일 기준 124.05달러를 기록, 55.1% 가격이 상승했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선박의 재료로 이용되는 철강재인 후판(두께 6㎜ 이상의 선박용 철강재) 가격도 인상될 수 있다. 조선업계는 철강사들과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후판 가격 협상을 벌이는데, 지난해 하반기 후판 협상에서는 톤당 120만 원이던 후판값을 10만 원 낮춘 110만 원에 합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승한 철광석 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은 선박 제조 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하는데, 후판 가격이 10만 원 오르면 조선업계 전체의 원가 부담은 연간 6000억 원대가 나타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국내 조선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하는데다 최근 선가도 오르는 추세여서 후판값 상승이 큰 영향까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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