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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 채권으로 몰리는 개미들…채권 투자 매력 뭐길래

  • 경제 | 2023-02-13 00:00

고금리 인상 기조 완화 기대감
양도소득세 비과세 이점도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액은 2조8290억 원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액은 2조8290억 원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채권개미들의 투자 행렬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금리 정점론에 투자에 대한 매력이 커진 데다 주식에 비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채권 투자 시 미국의 경제 상황과 기준금리 결정 등의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액은 2조829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3283억 원) 대비 761.71% 늘어난 수치다. 채권 순매수액은 개인들이 채권을 사들인 규모에서 다시 되판 금액을 뺀 액수로, 실제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수치로 활용된다.

KB·신한투자·NH투자·한국투자·삼성·미래에셋·메리츠·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8곳의 올해 1월 리테일 채권 총 판매액은 약 8조2930억 원 규모로 지난해 1월보다 51.97%가량 늘었다. KB증권은 1조1000억 원에서 1조8000억 원으로 63.63% 늘었고 NH투자증권은 5배 이상,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2배 이상씩 뛰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예금금리가 낮아지고 전 세계적으로 지속돼온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도 곧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채권투자 수요가 몰린 것 같다"며 "투자 시 신용등급과 절대금리 등을 고려해 회사채에 투자하길 권유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시장환경과 올해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보이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 라인업이 판매량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투자의 과세불확실성이 완화된 점도 투자수요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2년 유예되면서 기존 제도대로 채권의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비과세 받을 수 있어 채권 투자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장외 채권시장에서 집계하는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도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장외채권 순매수 금액은 3조1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순매수 금액 1조7084억 원 대비 76.6% 증가했다. 채권 종류별 순매수 금액을 보면 △국채(5738억 원) △은행채(1783억 원) △기타금융채(1조2075억 원) △회사채(8585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채권 투자 시 미국의 경제 상황과 기준금리 결정 등의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팩트 DB
증권가에서는 채권 투자 시 미국의 경제 상황과 기준금리 결정 등의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팩트 DB

채권은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채권은 타인에게 빌려준 자금에 대한 권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채권 발행 시 결정된 명목 이자율(쿠폰 금리)인 채권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채권 값이 오를 경우 이를 되팔아 시세 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

최근 시중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한 점도 투자 매력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개인투자자들은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으며 향후 가격 상승에 따른 고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용, 유동성 리스크 완화를 위한 정책 영향과 금리 인상 기조 종료 시그널 등으로 개인 채권 투자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고금리 수취나 중장기 자본차익을 기대하는 개인들의 채권 매수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채권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 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자산 운용팀은 "최고의 채권 투자 기회가 10년 만에 도래했다"며 "특히 단기 채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자산 운용 팀은 투자등급 회사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처럼 주기가 짧고 품질이 높은 단기·고품질 채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당 채권을 통해 투자자들이 '높은 한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채권 투자 시 미국의 경제 상황과 기준금리 결정 등의 변수를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권과 예금 등 안전 자산으로 돈이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끝나가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물가 추이와 경기 침체 패턴, 두 변수의 조합에 따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이점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하반기 물가 리스크 둔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리스크에 따라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 들지가 2분기 중후반 이후 채권 가격과 주가의 방향성을 좌우할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둔화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중물가-중금리' 국면이 현실화된다면 채권 가격은 물론 주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박스권 장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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