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거래일 대비 3.28% 상승한 9만1400원 마감
[더팩트|윤정원 기자]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분기 단위 영업 적자가 나온 건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일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 44조6481억 원, 영업이익 7조66억 원, 순이익 2조438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5%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줄고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4분기 경영실적은 적자로 전환했다. 4분기 매출은 7조6986억 원, 영업손실은 1조7012억 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낸드 사업과 관련한 키옥시아, 솔리다임 등에 대한 일회성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외 손실은 2조5230억 원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 측은 "키옥시아의 경우 가치 평가 결과 4분기 약 6000억 원 손실이 발생한 것을 반영했으며 기타 낸드 시황 악화에 따른 솔리다임 사업 손실과 무형자산 손상액이 포함된 내역"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관련 무형자산 손실액은 1조5500억 원 수준이다.
하지만 역대급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반전드라마를 쓰고 있다. 실적 발표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8만8500원) 대비 3.28%(2900원) 상승한 9만1400원에 장을 마쳤다. 앞서 3거래일 연속 하락곡선을 그렸던 것과는 판이한 행보다. 하락률은 △27일 -0.87% △30일 -0.87% △31일 -2.43% 등이었다.
부진한 실적에도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은 SK하이닉스가 하반기부터는 연내 메모리 반도체 재고 문제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23년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악화로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는 시장의 관측에도 선을 긋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과감한 투자 축소와 경비 절감 노력을 통해 시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고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위해 노할 예정"이라며 "유상증자는 자금조달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업계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되면 올해 중 재고 정상화가 이뤄지고, 내년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업턴(상승 국면)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SK하이닉스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추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최악의 업황과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는 여전히 저점 배수 수준이며, 올해 말 주가는 현재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저점 분할 매수를 지속 권고한다"고 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구조 회복을 위한 필수 요건은 수요 회복이며, 공급 조절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라면서 "하반기 서버와 모바일 중심 수요 회복을 기반으로 업황이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서도 "지난해 2분기부터 진행된 고객사의 공격적 재고 조정으로 재고 수준은 올해 1분기 정점을 찍고 2분기부터 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실적 반등은 올해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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