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환율 효과·제품 믹스 개선으로 증권가 전망치 역대 최대
여전히 높은 대기수요와 전기차 보급 확대 '긍정적'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현대차)와 기아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증권가에선 고환율 효과로 인한 환차익과 더불어 제품 믹스 개선 효과 등에 힘입어 양사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올 한 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는 여전히 높은 신차 대기수요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남아 있지만, 하반기 재고 증가와 판매경쟁에 따른 인센티브 상승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141조9898억 원, 9조449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20.73%, 영업이익은 41.47%가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매출 86조8808억 원, 영업이익 6조9113억 원으로 각각 24.36%, 36.4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만 볼 경우 현대차의 실적 추정치는 매출 38조1804억 원, 영업이익 2조99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06%, 95.94% 늘었다. 기아도 매출 23조4999억 원, 영업이익 2조30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72%, 96.3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실적이 증권가 전망처럼 나올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연간 기준, 분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게 된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호조는 고환율 시장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 제품을 해외로 수출할 때 환율이 높으면 환차익이 생긴다. 지난해 3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37.98원으로 지난 2009년 1분기(1415.22원) 이래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소 상승세가 꺾인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도 1359.2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9% 올랐다.
제품 믹스 개선도 수익성을 높인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 제품 판매 증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를 늘리는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과거 대비 차량 평균판매 가격을 높였다.
실제 현대차의 승용차 평균 가격은 지난 2021년 4758만 원에서 지난해 3분기 4784만 원으로 26만 원 올랐지만, 레저용 차량(RV)의 경우 4177만 원에서 4609만 원으로 432만 원 올랐다. 기아 역시 지난 2021년 승용차 평균 가격은 3365만 원에서 지난해 3분기 3410만 원으로 45만 원 올랐지만, RV 평균가는 2021년 4130만 원에서 4336만 원을 기록, 206만 원 올랐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수익을 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까지 차량 생산의 발목을 잡던 반도체 수급 여건이 회복되고 있고, 여전히 대기수요가 남아 있기에 판매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경기침체기, 업황 대응력이 인정되는 업종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업종 부문에서는 남은 대기수요가 상반기 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완성차 공장이 정상 수준에 가깝게 가동되고 있으나 주요 시장 내 재고 수준이 1개월 정도에 불과해 상반기까지는 타이트한 재고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동차 수급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완성차 재고가 2~3개월 수준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고서는 "하반기 이후에나 대기수요가 일정 수준 해소되고 완성차 재고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그 전까지는 판매자 우위의 시장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이어지는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속에서 인플레이션과 자동차 가격 상승이 수요 화복을 제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업체의 차량 판매량은 세계 경제 성장률과 동조화를 이룬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 2019년 724만6703대를 판매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기가 위축되면서 635만1569대로 약 100만 대 가량 판매가 줄었다. 이후 완만한 경기 회복이 나타나며 2021년 666만7085대, 지난해 684만8198대를 팔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 2~3년 동안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차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워낙 많이 밀려있다 보니 올해 상반기 까지는 차량 판매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 후 부터는 인기 없는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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