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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상>] "우리가 좀, 허허" 태광 조진환, 신년인사회서 멋쩍은 웃음 왜

  • 경제 | 2023-01-15 00:00

석유화학 업계 신년인사회 개최
조진환 태광산업 대표 "우리 회사가 좀 시끄러운 상황"


조진환 태광산업 대표(가운데)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 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더팩트 DB
조진환 태광산업 대표(가운데)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 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더팩트 DB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이중삼·정소양·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경제계의 '연초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기업별로 힘찬 출발을 다짐하는 내부 행사가 개최될 뿐 아니라, 업계 차원에서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고 협력을 논의하는 신년인사회가 차례로 열리는 등 빡빡한 일정이 이어지는 모습인데요. 가장 먼저 소개할 내용도 신년인사회와 관련한 이야기입니다. 석유화학 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환하게 웃으며 서로 덕담을 건네는 자리에서 조진환 태광산업 대표만 다소 멋쩍은 듯한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대표격인 강성부 펀드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는데요. 추후 경영권 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성부 펀드의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금융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걱정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 3.25%인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는데, 가계 이자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 태광그룹은 대규모 투자 발표의 배경, 배구단 감독 경질과 관련한 압력 등 여러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태광그룹 제공
현재 태광그룹은 대규모 투자 발표의 배경, 배구단 감독 경질과 관련한 압력 등 여러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태광그룹 제공

◆ 뒤숭숭한 분위기 속 신년인사회 참석한 조진환 "많이 시끄러운 상황"

-먼저 석유화학 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석유화학협회를 중심으로 지난 12일 신년인사회가 열렸는데요. 태광산업의 석유화학본부 조진환 대표의 행동이 눈길을 끌었다면서요?

-석유화학 업계 신년인사회는 석유화학 기업의 주요 경영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해 각오를 다지는 자리인데요.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장을 포함해 120여 명의 기업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얼굴을 마주하고 안부를 주고받았습니다. 특히 신학철 협회장의 신년사,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의 축사에 이어 기업별로 대표들이 덕담 또는 새해 다짐을 전하는 시간도 마련됐는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경영 환경이 좋지 않지만, 올해 좋은 결과가 있길 기원한다", "토끼처럼 꿋꿋하게 뛰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등의 훈훈한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에서 마이크를 건네받은 조진환 대표는 먼저 멋쩍은 웃음을 지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태광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의식해 멋쩍은 웃음을 지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달 태광그룹이 향후 10년 동안 12조 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 업계 안팎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특별사면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사면을 위해 보여주기식 사전 조치에 나선 것이란 지적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태광그룹이 이호진 전 회장의 특별사면을 앞두고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세부 내용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금성 자산이 6250억 원에 불과하고, 분기 적자까지 기록한 태광산업의 투자는 다소 무리한 계획으로 비칠 수 있다. 태광의 공염불은 한두 번 반복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죠. 결국 이호진 전 회장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투자 발표 논란에 앞서 태광산업은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소식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는데요. 태광산업 주주들은 "흥국생명 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을 위해 흥국생명과 지분 관계가 전혀 없는 태광산업이 나서는 건 소액주주 권리를 희생하는 결정"이라고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결국 태광산업은 흥국생명에 대한 지원 계획을 철회하고, 흥국화재 지분 인수로 우회 지원에 나서게 됐죠.

-배구단과 관련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잖아요?

-맞습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프로배구단은 지난 2021년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데요. 이번에는 갑작스러운 감독 경질 이슈로 시끄러운 상황입니다. 연초 권순찬 전 흥국생명 감독의 경질에 모기업인 태광그룹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는데요. 흥국생명 간판스타인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는 지난 5일 "회사가 말 잘 듣는 감독을 선호한다"고 쓴소리를 뱉었고, 이와 관련해 팬들은 태광그룹 본사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뒤숭숭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조진환 대표는 신년인사회에서 "우리 회사가 뉴스를 통해 많이 시끄럽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조진환 대표는 여러 잡음과 별개로 대규모 투자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이호진 전 회장이 횡령과 배임 등에 휘말린 2012년 이후 사실상 투자에 나설 수 없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앞으로 투자를 많이 하려고 한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분들이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조대표는 신년사를 통해서도 "올해를 공격적 투자 원년으로 삼겠다"며 투자 추진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했는데요. 앞으로 태광산업이 투자를 통해 신사업 발굴과 사업화 추진 과정에서 어떠한 성과를 낼지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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