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기기 대여나 USIM 카드 교체 없이도 해외서 데이터 사용
[더팩트|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급감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비행기 티켓부터 숙소 예약정보 등을 담고 있는 스마트폰의 해외 사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e심(SIM)이 기존의 통신사의 로밍서비스나 현지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 대여, 선불 유심 구매 등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직접 체험해봤다.
e심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심(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과 동일한 기능을 한다.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모든 가입 정보를 저장하는 일종의 신분증이다. e심은 휴대전화 제조 단계부터 칩셋 형태로 기기에 탑재돼 별도로 카드를 삽입하지 않고, 별도 다운로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9월 통신3사에서 공식 e심 서비스를 시작하며 화제가 됐다.
오는 5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을 위해 출국하기 전날인 지난 1일 국내의 한 예약 대행업체를 통해 e심 서비스를 예약했다. 방문 지역을 선택하고, 이용 일자와 원하는 데이터 용량을 골라 결제를 마치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오전이 되자 e심을 활성화할 수 있는 QR코드가 메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로 각각 발송됐다. 스마트폰의 QR코드 인식 기능을 활용해 e심 다운로드를 마쳤다. 전화와 문자 메시지는 한국 번호로 수신, 모바일 데이터는 e심 사용을 각각 설정한 뒤 라스베이거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행기가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무사히 착륙하고, 기내 비행기모드 의무 표시등이 꺼지자마자 e심 모바일 데이터를 켰다. 한국 통신사의 해외 데이터로밍을 비활성화한 상태였지만, 현지 통신사인 T모바일의 데이터가 바로 잡혔다. 비행 중 쌓인 카카오톡 메시지와 업무 메일 등이 쏟아졌다. 다소 용량이 큰 이미지 파일이나 카카오톡 동영상 등도 원활히 수·발신됐다.
한국 번호로 받았던 문자 메시지나 부재중 전화 캐치콜 등은 한국 통신사의 자동로밍 서비스로 무사히 들어왔다.
e심의 모바일 데이터 테더링을 이용해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의 기기를 연결하자, 기사입력 페이지 접속이나 보도자료 다운로드 등 업무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그동안 해외여행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현지 전용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 기기 대여나, 선불 유심카드 구매·교체 없이도 휴대전화 내의 설정만으로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업무를 위해 데이터 테더링을 지속해서 사용할 경우 휴대전화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는 점은 단점으로 느껴졌다. 데이터 테더링의 특성상 한 대의 기기를 연결했을 때는 속도가 나쁘지 않았지만, 여러 대를 연결했을 때 체감 속도가 뚝 떨어져 일행과 나눠쓰기에는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가 나았다.
무엇보다도 e심은 아직 한정된 기기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장벽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군(국내 출시모델)의 경우,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만이 e심 서비스를 지원한다. 애플의 경우, 지난 2018년 출시한 '아이폰XS' 모델부터 e심을 사용할 수 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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