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종료로 선박 수요 증가…HD현대 흑자전환 성공
태풍 피해·고환율 등 대내외적 악재 지속…고부가 철강제품 확대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올 한 해 조선업계에서는 잇단 수주에 이어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소식이 전해지며 내년 업황 변화 기대를 키운 반면, 철강업계는 태풍 '힌남노' 피해를 온몸으로 받은 것도 모자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 대우조선해양 인수 확정…수주 확대·후판값 인하 '꽃길' 전망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의 회사 지분 49.3%에 해당하는 신주 발행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은 약 2조 원 규모에 해당하는 대우조선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자리에 올랐다.
대우조선은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한화그룹에 회사 보통주 1억443만8643주를 주당 1만9150원에 신규 발행한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9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전략적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합의'를 체결했다. 한화그룹을 조건부 투자예정자로 지정하고, 경쟁입찰인 스토킹 호스 방식을 통해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후 추가 인수의향을 내비친 곳이 없어 한화그룹이 단독으로 대우조선 실사를 진행해 마무리하고, 지난 6일 한화그룹이 최종 투자자로 확정됐다.
대우조선은 이번 한화그룹의 인수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조기에 추진해 정상화가 더욱 빨라질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도 글로벌 방위산업과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지난 6월 2일~7월 22일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가 거제 옥포조선소 제1도크 점거 집회를 단행하면서 선박 건조가 일부 지연되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선박 건조가 지연되면서 정부에서도 불법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검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목표 매출액인 6조6000억 원을 영업일로 나눠 일평균 매출액(259억 원)을 산정하고, 도크 점거기간을 곱해 약 8000억 원의 피해가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청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는 청구액을 500억 원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명을 'HD현대'로 바꾸면서 새로운 도약을 추진했다. 새 사명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로 '인류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HD현대는 그룹의 공식명칭 변경을 선언한 데 이어, '시대를 이끄는 혁신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미션을 공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선해양·에너지·산업기계 등 3대 핵심 사업 비전을 제시했다.
조선해양 부문은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 실현', 에너지 부문은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현', 산업기계 부문은 '시공간적 한계를 초월하는 산업솔루션 제공'을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미래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HD현대그룹 산하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조2644억 원, 영업이익 18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19.9%, 영업이익은 33.2% 늘어난 수치다.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수주호황이 지속되면서 이미 목표를 초과달성해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은 총 197척, 239억5000만 달러(30조5458억 원)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 달러(22조2377억 원)의 137.3%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총 49척, 94억 달러(11조9859억 원)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 88억 달러(11조2191억 원)의 107%를 달성했으며, 대우조선도 46척(기), 104억 달러(13조2610억 원)을 수주했는데 이는 목표인 89억 달러(11조3483억 원) 대비 117% 수준이다.
하반기 후판(두께 6mm 이상 철판) 가격 인하도 조선 빅3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후판은 선박 원가의 20% 가량 차지해 가격이 낮아질수록 조선업체에 유리하다. 최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에서 톤당 10만 원 인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번 인하로 인해 조선업계는 약 5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 포항제철소 '힌남노' 강타 손실 4000억 원…고환율·경기침체에 수요 '부진'
철강업계는 올 한 해 힘겨운 1년을 보냈다.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포항제철소는 1선강, 선재, 스테인리스, 열연공장 등 압연지역은 물론,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칼버트(용광로 통신선, 전선이 지나가는 관로)가 완전히 침수됐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겼다. 태풍 여파로 포항제철소 제강과 압연 등 전 공정의 생산을 중단했다.
아울러 경기침체 우려와 고환율 등 대외적 요인도 철강업계의 발목을 잡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철강 제품 수요가 부진했으며, 고환율로 원자재 값 부담이 높아졌다.
실제로 3분기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 감소한 9200억 원을 기록했다. 냉천 범람에 의한 포항제철소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손실과 일회성 비용 증가로 연결 영업이익에 4400억 원 가량의 손실이 반영됐다.
현대제철은 3분기 전년동기 대비 54.9% 감소한 37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철강수요 감소, 고강도 긴축 통화정책 등을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꼽았다.
포스코는 내년 1월까지 전 공정 가동을 목표로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이달 말 스테인리스 2냉연공장, 1전기강판공장을 가동해 전 제품 공급 체계를 갖출 예정이며, 내년 1월에는 도금공장,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을 차례로 재가동해 포항제철소 복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철강업계는 친환경발전 관련 부품 생산 확대, 저탄소 제품 시장 공략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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