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신청 요건에 정부 보완책 고심 중
[더팩트|이중삼 기자] 정부가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경 예산까지 편성해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나 당초 기대와 달리 소상공인들의 신청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금융위원회(금융위)와 신용보증기금(신보)에 따르면 자영업자·소상공인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이 지난 9월 30일 접수를 개시한 이후 이달 15일까지 접수된 대환 신청 건수는 1만5839건, 접수 금액은 5327억 원이다. 계획된 목표 금액은 8조5000억 원이었으나 금액 비율로 보면 6.3%에 불과했다.
신보의 저금리 대환대출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7% 이상 고금리 사업자 대출을 5000만 원(법인은 1억 원)까지 6.5%(대출금리 5.5%+보증료 1%) 이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위기를 버텨내는 과정에서 높게는 10%를 웃도는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에 의존해야 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재원은 5월 추가경정예산에서 정부가 마련한 신용보증기금 출연금 6800여억 원이다.
신청 초기 신청자가 몰릴 것을 우려해 사업자번호 끝자리 기준으로 신청 시점을 분산하기까지 했으나 예상과 달리 신청 개시 두 달이 넘도록 신청률은 10%를 밑돈다.
정부는 원인 파악과 보완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 금융위는 우선 대환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낮은 게 신청 저조의 한 원인이라고 보고 최근 신보에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업계는 대출 고객을 뺏기게 되는 제2금융권이나 대출을 새로 내주는 은행권 모두 대환 프로그램을 권유할 유인이 적다 보니 정책 인지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신용자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6%를 웃도는데 은행 입장에서 부실 위험을 감수하면서 2금융권 사업자 대출을 끌어와 금리 5.5%(보증료 1% 제외) 대출로 갈아타게 해주겠다며 나설 유인이 없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책 인지도 문제와 별개로 정작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설비·운전자금 등 사업자 대출만 대환 신청을 할 수 있게 한 현재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반응이다.2금융권 또는 대부업체에서 개인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에 필요한 급전을 써가며 어려운 시기를 버틴 소상공인들이 많은데 개인대출은 대상에서 일괄적으로 제외하다 보니 신청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원요건 완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대환 프로그램인 안심전환대출의 경우도 신청액이 당초 계획에 못 미치자 지난달부터 주택가격 요건을 4억 원 이하에서 6억 원 이하로 완화해 신청을 받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완책으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구체적인 검토 방향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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