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심화하며 기존 집을 팔지 못해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이들이 늘고 있다. /최지혜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은 10명 중 4명이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입주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60%대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며 수분양자와 예비 입주자들이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 주택을 팔고 잔금을 치르려던 이들이 집이 팔리지 않아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것이다.

14일 주택산업연구원이 12월 아파트입주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66.2%로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17년 6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 72.5%와 비교해도 한달 사이에 6.3%p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76.6%로 전달대비 3.8p 하락했다. 지방은 63.9%로 전국 평균치를 하회했다. 서울의 아파트 입주율은 전월대비 3.3%p, 전년 동기 대비 11.6p 내린 80.1%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의 연평균 입주율은 90.4%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율은 주택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한 올해 하반기 들어 저조한 수치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7월 93.1%에 달했던 입주율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입주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잔금 납부를 위한 주택매각과 대출 등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점이 꼽혔다. 연구원의 조사 결과 기존 주택매각 지연(52.0%)으로 입주하지 못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과반을 넘겼다.

11월 서울 아파트 입주율이 80.1%로 관련 조사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주택산업연구원

기존 주택매각 지연을 미입주 사유로 꼽은 응답자는 전월(37.5%) 대비 14.5%p 급증했다. 이어 응답자들은 △세입자 미확보(24.0%) △잔금대출 미확보(22.0%) △분양권 매도(2.0%) 등의 이유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규제지역 축소,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자금조달은 다소 용이해졌으나 고금리로 인한 대출비용 부담 증가,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거래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거래절벽 심화로 서민의 주거이동이 어려워지고 주택공급이 위축될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12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51.9로 전월보다 5.6p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45.4로 1.5p, 광역시는 55.9로 9.3p 올랐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이 5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지역을 제외한 규제지역이 해제되며 경기(40.4→47.5), 인천(35.4→38.7), 세종(43.7→50.0) 등 3개 시·도에서 입주전망이 개선됐다. 규제지역이 유지된 서울의 경우 입주전망지수가 전월보다 5.8p 낮은 50.5으로 주저앉으며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대한 기대감, 서울 및 서울 연접 일부 지역 제외한 규제지역 전면 해제, 무주택자와 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입주전망지수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isdo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