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금융지주 부회장 승진설도
앞서 지성규 전 행장도 연임 실패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함영주 회장 취임 후 첫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하나은행장을 교체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박성호 현 하나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었지만, 단임에 그치게 되면서 이번 인사 배경에 여러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박 행장의 향후 거취와 역할론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3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하나은행 대표이사 은행장 후보에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추천했다.
임추위는 이승열 내정자에 대해 "최근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CEO로서 중요한 자질인 전략적 방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MZ 세대를 포함한 전 조직 구성원들과의 소통하고 영업 현장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조직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승열 사장이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현 하나은행장인 박성호 행장의 거취에 시선이 쏠린다.
앞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박성호 행장의 '연임'을 무난히 점쳐왔다. 그동안 박 행장이 하나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오면서 경영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통상적으로 은행장이 2년 임기에 더해 1년 연임을 해왔기 때문이다.
박성호 행장은 함영주 회장과 함께 지주 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던 경쟁력 높은 후보로, 은행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은행장이 2년 만에 교체되면서 박성호 현 하나은행장은 단임에 그치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의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박성호 행장의 '연임' 불발을 두고 의아해하는 하나은행 직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라며 "차기 행장이 내부출신이기 때문에 '외압'이라기 보다는 함영주 회장 체제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박성호 행장이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까지 함영주·지성규·이은형 3인 부회장 체제였으나, 지성규 부회장이 떠나고 함영주 회장이 올해 초 지주 회장에 선임되면서 이은형 1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왔다. 이에 박성호 행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하나금융의 안정적인 경영승계 구조를 구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1956년생인 함영주 회장은 올해로 67세다. 하나금융 모범규준에 따르면 나이(만 70세)를 제한하고 있다. 향후 3년 동안 하나금융을 이끌고 나면 함 회장의 나이는 70세로, '연임'을 한 차례 더 할 수 있지만 하나금융의 안정적인 경영 승계 구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보통 3월 부회장 임기 만료에 맞춰 부회장 인사를 냈는데 사장단 인사가 앞당겨 시행된 점 등에 비춰볼 때 이달 말 실시하는 조직개편·임원인사에서 부회장 관련 인사가 나올 수도 있다.
다만 앞서 지성규 전 부회장 역시 은행장 연임 불발 후 지난해 3월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결국 1년 만에 하나금융을 등지고 떠났다. 박성호 행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더라도 역할론을 두고 지주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부회장직은 미등기임원으로 이사회 결의사항이 아닌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선임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다른 금융지주들도 부회장직을 신설하거나 확대하는 등 안정적인 후계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도 그에 발맞춰 박성호 행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킬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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