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간 수장으로 대형 매장·온라인 강화
지난해 적자 전환…실적 내리막길
[더팩트|이중삼 기자] 옥치국 전자랜드 대표가 임기가 남아있음에도 내부적으로 대표 교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대표자리를 맡고 있는 옥 대표는 '파워센터 오픈', '온라인 카테고리 강화' 등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교체설이 언급되면서 업계에서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재선임은 3년마다 이뤄진다. 지난 3월 재선임이 됐으니 임기가 끝나는 시점은 2025년이다.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교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가전 시장의 불황으로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이 원인이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실제 전자랜드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많은 성과를 낸 그에게도 잇따른 실적 부진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은 8783억 원으로 지난해(8504억 원) 대비 3.2% 늘었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 비용과 판촉비 등이 늘어나며 1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012년 이후 9년 만에 적자 전환이다. 특히 2018년 128억 원이던 영업이익은 2019년 52억 원을 기록하며 반토막이 났다. 2020년에도 66억 원 영업이익을 낸 데 그쳤는데 지난해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4일 전자랜드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현재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다만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1956년생인 옥 대표는 경북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반도체에 입사, 2005년 삼성디지털프라자 남부지사장을 거쳐 대표이사까지 역임한 가전유통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옥 대표는 전자랜드 최초의 외부 영입 수장으로 8년 간 전자랜드를 이끌고 있다.
옥 대표의 대표적인 성과는 '파워센터'다. 2015년 대표 취임 후부터 '공간 체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매장 활성화에 힘을 쏟았다. 이 센터는 다양한 품목의 가전을 직접 사용해보고 다른 브랜드와 비교하면서 구입할 수 있는 체험 특화 매장이다. 온라인으로의 가전 판매 중심 이동에 대응해 대형 매장에서의 체험 강화라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현재 전자랜드는 전국 112개의 파워센터를 포함한 138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가전제품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해본 뒤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전자랜드를 온라인 종합쇼핑몰로의 변화로 이끌고 있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 온라인몰에 과일 판매 브랜드 '선한과일'을 추가한 데 이어 △간편식품 △축산물 △농수산물 △건강기능식품 △가공식품 △유아·완구·문구·취미·스포츠레저·여행·패션까지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전자랜드가 온라인몰 상품 강화에 나선 것은 집객(고객을 모으는 일)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오프라인 가전 판매 중심이 온라인으로 확장된 터다. 실제 글로벌 시장정보 기업 Gfk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온라인 채널에서의 가전제품 판매 매출은 19% 증가했다. 반면 오프라인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4% 줄었다. 그는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전자랜드를 종합쇼핑몰로 탈바꿈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에스와이에스리테일이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의 장남 홍원표 이사를 온라인사업부에 수장에 올리는 등 조직개편을 실시한 만큼 다가오는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대표 교체 카드를 매만지고 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년 초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본다"며 "옥 대표의 임기 만료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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