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 주가가 올해 들어 50% 이상 폭락했다. 생산능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 가격 인하 등이 겹쳐진 결과로 보이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 주가는 여전히 비싸다"고 평가한 만큼 테슬라 주가가 추가 하락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
15일 야후파이낸스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12일(현지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전거래일(9일)에 비해 6.27% 내린 주당 167.8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월20일 이후 최저가다. 이로써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53% 내렸다. 대형 중심 지수인 S&P 500 지수가 올들어 약 16% 빠진 것에 비하면 3배 이상 큰 낙폭이다.
테슬라 주가는 10월과 11월 14%가 빠진 데 이어 12월에도 14% 내렸다.
이날 종가는 2021년 4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409.97달러에 비해 약 60%, 올해 1월3일 기록한 52주 사이 최고가인 399.93달러에 비하면 58% 폭락했다. 시가총액도 565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테슬라 주가는 중국 수요 감소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코로나19 제로 정책에 따른 경제봉쇄로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5일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생산량을 20%가량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중국내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자체 감축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테슬라는 중국 내 판매를 늘리기 위해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최대 9%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다. 덕분에 11월 중국 판매는 전달보다 40%, 전년보다 89.7% 증가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에 총 34만3830대를 인도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42% 늘어난 것이며 1분기 31만48대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모델별로는 모델3과 모델Y가 32만5158대, 모델S와 모델X가 1만8672대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애널리스트 예상치 36만대를 밑돌았다. 테슬라 생산량은 36만5923대로 인도량보다 2만2000대가 많았다. 그만큼 재고가 쌓였다.
테슬라는 또 지난 1일 상용 전기트럭 '세미'를 출시했다. 그럼에도 주가 반등의 촉매제는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가격 인하, 보험 보조금 지급 등 각종 마케팅을 했지만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테슬라는 매출확대를 위해 현재 미국에서 모델3이나 모델Y 가격을 연말까지 3750달러 깎아주는 마케팅 행사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미국 자동차 구매자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의 세금공제를 받기 위해 내년 초까지 전기차를 사거나 인도받는 것을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값 할인이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매출감소만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이것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여기에 머스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경영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도 주가 하락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전문지 배런스는 이날 미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닷컴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가 긍정보다 부정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설문 조사결과 조사 대상 미국인의 97%가 테슬라를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중 28%만이 테슬라에 대해 중립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테슬라를 싫어한다는 응답자는 20%였다. 테슬라를 좋아하는 미국인의 수가 49%로 50% 미만으로 떨어진 게 투자자들의 염려를 키웠다.
이전 조사에서 테슬라를 좋아하는 응답자가 50% 이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의 명성에 금이 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곧바로 대규모 감원에 들어간데다 혐오·인종차별 발언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 게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또 트위터의 은행 빚을 줄이기 위해 테슬라 보유 주식을 담보로 새로운 대출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130억 달러의 부채를 떠안았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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