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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영구채 문제 '난항'…경기 침체 전망도 부담

  • 경제 | 2022-12-01 14:00

영구채 전량 주식으로 전환시 기관 HMM 지분율 71.68% 육박
경기침체로 컨테이너운임 하락…수익성 악화 우려


산업은행이 HMM 잠재 인수 후보군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은과 한국해양공사가 보유한 영구채(CB·BW)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산업은행이 HMM 잠재 인수 후보군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은과 한국해양공사가 보유한 영구채(CB·BW)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HMM의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은 모양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보유 영구채(CB·BW)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구채를 조기에 상환하지 않으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인수자의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HMM 잠재 인수 후보군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시장 상황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등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HMM은 산업은행(20.69%),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 공공기관이 주요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HMM의 경영 여건이 개선된 점을 고려했을 때, 해운업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산은 등이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인수 후보군들이 HMM 지분 매입에 부담을 느낄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HMM의 산은 지분 가치는 2조2567억 원,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조1762억 원 등 총 4조4329억 원 규모다. 전체 시가총액(10조9056억 원)의 40%에 달한다.

여기에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가 2조6798억 원에 이르는 점도 매각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 전량을 전환가액인 5000원에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 현재 유통주식수보다 많은 5억3578만주가 시장에 쏟아진다. 이렇게 되면 이들 기관의 HMM 지분율도 71.68%까지 확대돼 인수자 부담도 급증한다.

특히 금리상승기 한복판인만큼, 산은과 해진공이 CB와 BW를 미리 상환하지 않으면 인수자 입장에선 상당 수준의 금융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 발행한 1조원 규모의 CB·BW는 금리 수준이 현재는 3.0%이지만 내년 10월부터 6%로 상승하고, 1년마다 0.25%의 이율이 가산된다.

경기침체로 인해 컨테이너 운임이 하락하는 점도 HMM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매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세계 컨테이너선의 운임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5일 기준 1229.90로 전주 대비 5.89% 하락했다. SCFI는 23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컨테이너 시장 부진은 미주 동·서안과 유럽 등 주요 노선의 물동량 약세가 지속된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1월 넷 째주 미주 서안노선 운임은 1TEU(길이 6m 컨테이너)당 1559달러로 전주보다 63달러 하락했고, 미주 동안은 1TEU당 3687달러로 연평균에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유럽 노선 운임도 전주 대비 72달러 내린 1172달러로 내렸다.

특히, HMM의 매출에서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기준 94.1%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컨테이너 운임의 하락이 장기화되면 HMM의 수익성도 악화될 여지가 크다. 때문에 매각이 성사되려면 HMM이 영구채를 조기에 상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영구채의 스텝업(Step-Up, 금리 인상 조정)이 순차적으로 도래하기 때문에 인수사에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부터 영구채 조기상환청구권을 요구할 수 있는만큼, 산은이 조기상환 청구를 거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HMM은 '몸값 낮추기'를 위해 희망퇴직을 활용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HMM은 육상직 직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지원자를 받고 있다. 지원자에는 위로금과 근속연수 가산분, 자녀학업 지원금 등을 주며, 재취업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HMM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분위기 쇄신, 경영 효율성 증대를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강요도 없고 자발적으로 (퇴직을 원하는) 직원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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