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한은총재·금융위원장·금감원장 등 참석
연말 연초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 점검 예정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첫 6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경제·금융 수장이 한자리에 모여 금융시장 점검에 나선다. 이에 자금시장 경색 국면을 해결하기 위한 당국의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오전 7시30분 서울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비상거시경제금융회를 개최한다.
공식적인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리는 것은 이달 3일 이후 25일 만이다. 이들은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그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동향, 회사채·단기자금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 안건은 △한은의 6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경색 가능성 등 전반적인 시장 동향 △연말 연초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Tail Risk·테일리스크)요인 점검 등 크게 두 가지다.
특히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시장 유동성 경색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기업들의 대표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오른 연 5.50%를 나타냈다. 연초 1.55% 수준에 불과했으나 몇 개월 만에 3%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22일 이후에는 45일 연속 연고점을 찍고 있다.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 등을 거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이창용 한은총재 역시 24일 간담회에서 "단기자금시장 부동산 관련 ABCP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고 과다한 측면도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PF-ABCP의 쏠림 현상, 장 만기 도래 등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필요시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자금 시장 대응책 논의가 주요 안건에 오를 전망이다.
아울러 금융권은 은행채와 관련한 내용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은행채 일별 순발행 실적은 지난달 21일 KB국민은행의 1400억 원이 마지막을 기록했다. 한 달이 지나도록 은행채를 팔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는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이 뚜렷해지자 금융지주와 은행에 은행채 발행 자제를 요구했다.
은행채를 팔지 못하게 된 은행들은 예·적금을 통한 자금조달에 나섰다. 하지만 이마저 여의찮게 됐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을 우려하며 수신금리 인상에도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과 예금금리 인상 등 자금 조달 수단을 모두 막을 경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들은 금융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은행채 발행 허용, LCR 기준 강화 유예 외 추가 완화,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규제 완화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간 은행채를 인수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예금을 못 올리고 은행채도 발행 못 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은행의 입장을 알고 있다"며 "고위급 의사 결정을 통해 유동성 운영 관련 제언을 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타은행 발행 은행채 인수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회의는 모두발언 없이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며 회의 종료 후 질의응답만 진행한다.
한편 4대 경제·금융수장이 만난 비상거시경제금융회는 6월16일, 7월24일, 7월28일, 9월5일, 9월22일, 10월23일, 11월3일에 이어 여덟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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