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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자율운항 경쟁 강화…승무원 탑승한 '레벨2' 본격 상용화

  • 경제 | 2022-11-27 00:00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원격제어 실증 진행
현대중공업은 자회사 '아키버스' 통해 역량 집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선박 자율운항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솔루션을 탑재한 대형상선의 모습. /아비커스 제공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선박 자율운항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솔루션을 탑재한 대형상선의 모습. /아비커스 제공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선박의 자율운항 경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실제 항로에서 승무원의 조작 없이 운항하며 성능을 검증하고 기술센터를 설립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목포해양대학교의 9200톤급 대형 실습선에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SAS(에스에이에스)'를 탑재하고 레벨2 단계 실증을 완료했다.

선박 자율운항은 기술 수준에 따라 레벨 1~4단계까지 구분된다. 레벨2는 선원이 탑승한 채 원격 제어가 가능한 선박이며, 레벨3은 선원 없이 원격 제어, 레벨4는 선박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완전자율화다. 현재는 국제해사기구(IMO) 규제로 인해 선원이 반드시 탑승해야해서 레벨2 수준의 상용화가 진행 중이다.

세계로호는 전남 목포에서 남해 이어도·제주도를 거쳐 동해 독도에 이르는 약 950km 거리를 스스로 운항했다. 특히, 세계로호는 자율운항 중 항해 중인 다른 선박과 마주친 29번의 충돌 위험 상황을 안전하게 회피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서해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 : DSME Autonomous Navigation-Vessel)'를 활용해 해상 시험을 진행했다.

단비는 △원격제어시험 △경로 추종 시험 △충돌회피 시험 △원격 통신 등 자율운항선 운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완료됐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경기경제자유구역청, 시흥시,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와 자율운항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관련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자율운항 전문 회사인 '아비커스(Avikus)'를 설립하고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아비커스는 지난 8월 SK해운, 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과 대형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수주한 하이나스 2.0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건조 중인 총 23척의 대형선박에 내년 8월부터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아비커스는 지난 6월 '하이나스 2.0'을 초대형 LNG 운반선에 적용해 세계 최초로 태평양 횡단에 성공했다. 주변 환경을 인지해 최적의 항로를 찾은 뒤 실시간으로 조타명령을 내리고, 다른 선박의 위치를 파악해 충돌 위험도 100여 차례 가까이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조선사들이 자율운항선박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어큐트마켓리포트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 관련 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에는 2357억 달러(약 314조9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저가 수주를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중국 등 해외 조선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통해 고부가가치 선박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선사 관계자는 "선박은 좁은 도로가 아니라 탁 트인 바다에서 운항하기 때문에 자동차 자율운행보다 오히려 기술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며 "자율운항 시장은 조선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만큼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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