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압연공장 중 7개 재가동
포스코 "철강산업 생태계 보호 노력 이어갈 것"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포스코(POSCO)가 포항제철소 내 전체 18개 압연공장 가운데 올해 15개를 복구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가동 중이며 연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냉천이 범람하며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Culvert(길이 40km, 지하 8~15m)가 완전 침수되고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겼다.
포스코는 공장 침수 시 화재와 폭발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포항제철소 54년 역사상 유례없는 특단의 방재 조치를 실시했다.
특히 포스코는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시키는 결단을 내리고, 쇳물이 굳는 냉입 발생을 사전에 방지해 고로를 4일 만에 재가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세계 철강산업 역사상 보기 드문 사례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포스코는 EIC기술부 손병락 명장의 주도 아래 최대 170t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총 47대 가운데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데 성공했으며 나머지 모터 복구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포항제철소 핵심 공장인 2열연공장 복구 기간도 대폭 줄었다. 2열연공장은 포항제철소가 연간 생산하는 1350만t의 제품 중 500만t이 통과하는 공장으로, 자동차용 고탄소강, 구동모터용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고급강 등 주요 제품들이 꼭 거쳐야 하는 핵심 시설이다.
2열연공장은 압연기 모터에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모터 드라이브 총 15대 중 11대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으로 함께 활동 중이었던 인도 JSW 사쟌 진달 회장에게 협조를 요청, 사쟌 회장이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인 설비를 포스코에 내주기로 결정하면서 2열연공장 복구를 크게 앞당겨 연내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 고객사에 대해 광양제철소 전환생산 등 해외 사업장 활용, 타 철강사 협업 공급 등 일대일 맞춤형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수급불안을 해소했다.
원료·설비·자재 공급사에 대한 지원책도 적극 시행 중이다. 9월 말부터 404개사를 대상으로 피해 현황 및 애로사항을 전수 조사한 후 37개사의 애로사항과 유형별 지원 방안을 도출하고 신속히 조치하는 한편, 상시로 제철소 복구 일정과 구매 계획을 공급사와 공유하고 있다.
또한, 스크랩 등 수입산·국산 복수 계약 품목에 대해서는 국내 공급사 물량을 우선 구매하고, 광양제철소 증산으로 추가 자재 소요 발생 시 포항제철소 공급사에 우선 발주하고 있다. 특히 납품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스테인리스 스크랩 공급사들에 대해서는 스테인리스 2·3제강공장 가동 재개 전임에도 불구하고 선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포스코는 금리가 시중 대비 1~2%p 저렴한 '철강ESG상생펀드'와 '상생협력 특별펀드' 1707억 원을 재원으로 수해 피해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7개사에 대해 총 275억 원의 자금 대출이 완료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빠르게 보다 안전하게' 전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일치단결하여 빈틈없이 복구를 진행해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단단한 조직과 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번 수해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면밀히 기록, 분석하고 기후이상 현상에 대응한 최고 수준의 재난 대비 체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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