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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스타트업 동행…삼성 'C랩 아웃사이드' 현장 가보니

  • 경제 | 2022-11-24 11:00

서울R&D캠퍼스 'C랩 아웃사이드' 방문
'C랩' 프로그램 확대 배경엔 이재용 회장 동행 철학
창업 지원금·사무 공간·컨설팅 지원


지난 22일 외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가 운영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를 찾았다. /이성락 기자
지난 22일 외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가 운영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를 찾았다. /이성락 기자

[더팩트ㅣ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이성락 기자]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는 삼성의 임직원이 아닌 외부 사람들이 상주하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삼성의 지원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참여한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직원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청년 창업 공간'인 동시에,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강조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동행' 철학에 대한 실천 의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지난 22일 찾은 'C랩 아웃사이드'는 서울R&D캠퍼스 7층과 8층에 위치해 있었다. 층별로 12개 스타트업 직원들이 사무실 형태의 독립된 공간에서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고 일부 직원은 회의 공간, 또 일부는 탁 트인 휴게 공간에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모두 삼성전자가 스타트업의 육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취재진을 맞은 건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직원들로, 이들은 스타트업 직원들과 함께 머물며 그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C랩'의 시작은 2012년부터다. 그해 12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으로 탄생했다. 2015년 8월부터 'C랩 스핀오프' 제도를 도입한 삼성전자는 사내 벤처에 초기 사업 자금·창업 지원금 등을 지원, 독립(5년 내 재입사 기회 제공)해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지원을 외부로 확대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고, 2018년 8월부터 약 4년째 창업 5년 미만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C랩 아웃사이드'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사내 'C랩' 운영 노하우를 활용, 사외 벤처 육성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로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이동률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이재용 회장의 뜻에 따라 사내 'C랩' 운영 노하우를 활용, 사외 벤처 육성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로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이동률 기자

'C랩 인사이드'가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로 확대된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의 '동행' 철학이 있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의 노하우를 사회와 나눠 국가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뜻을 지속 밝혀왔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이재용 회장의 의지에 따라 서울R&D캠퍼스 외 삼성전자·서울대공동연구소, 수원디지털시티 등에서도 'C랩'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506개 사내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했다.

이날 'C랩 아웃사이드'에서는 6개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모두 올해 초부터 약 1년 동안 이곳에 머물며 성장한 'C랩 아웃사이드' 5기 스타트업들이다. 이들은 삼성전자로부터 사업 지원금 1억 원, 사무 공간, 편의 시설 등을 지원받았다. 또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 마케팅·사업 계획·IR 관련 컨설팅, 다른 기업·기관과의 협력 기회 등을 제공받았다.

먼저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도심형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뉴빌리티는 'C랩 아웃사이드'의 지원을 통해 재무 컨설팅과 사업 협력 등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다지며 가파른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고객 수, 주문 수, 광고 효과 등 자율주행 로봇을 통한 배달 플랫폼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향후 5년간의 월별·연도별 사업 계획을 수립하며 재무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리스크를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뉴빌리티는 삼성웰스토리, 삼성물산 등과 협력해 B2B 사업 모델의 시장성도 검증하고 있다.

에버엑스 직원이 비대면 관절 재활운동을 위한 디지털 치료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에버엑스 직원이 비대면 관절 재활운동을 위한 디지털 치료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렛서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작은 기업도 인공지능(AI)을 쉽게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C랩 아웃사이드'에 지원하기 위해 창업을 결심한 사례로, 'C랩' 입과 기간 동안 약 30곳의 수요 기업을 만나 제품의 시장성을 직접 검증하며 성장했다. 특히 공대 출신 창업자로만 이뤄진 렛서는 'C랩 아웃사이드' 담당 파트너의 1대 1 컨설팅을 통해 채용과 조직 관리, 투자 유치, IR 등 다방면에 도움을 받았다. 삼성의 도움으로 안정적인 회사 운영 체계를 갖춘 렛서는 창업 1년 만에 5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제 자동 배합 디바이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알고케어는 'C랩 아웃사이드'에 함께 입주한 8개 기업을 대상으로 PoC(개념증명)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문제점을 도출하고 실제 서비스와 기술 개발에 적용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C랩 아웃사이드'의 장점은 강제적으로 들어야 하는 프로그램이 없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도 도움이 필요할 때 창업 시 필요한 모든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엑스는 비대면으로 관절 재활운동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치료 솔루션을 개발했다. 'C랩 아웃사이드'의 연구개발, 홍보, HR 등 폭넓은 지원을 통해 디지털 치료기기 MORA의 개발과 사업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 같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C랩' 동료 스타트업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해 서로에게 적합한 투자사와 협력사를 연결해 주기도 했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왼쪽부터), 심규현 렛서 대표,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윤찬 에버엑스 대표,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 정지은 코딧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왼쪽부터), 심규현 렛서 대표,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윤찬 에버엑스 대표,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 정지은 코딧 대표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포티파이는 누구나 쉽고 건강하게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온라인 멘탈케어 프로그램 '마인들링'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C랩 아웃사이드' 입과 중 월 매출이 5배 성장하는 등 B2C 사업 모델의 시장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 현재 삼성전자 '라이프코칭센터'를 비롯한 다수 기업에 임직원 멘탈케어 서비스를 공급하며 B2B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포티파이는 'CES 2023' 소프트웨어&모바일앱 부문에서 혁신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문우리 대표는 "'CES' 혁신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삼성의 제안과 가이드 덕"이라고 밝혔다.

법·규제·정책 모니터링 서비스를 만든 코딧은 사용자 데이터 분석, 디지털 마케팅, 광고 운영, 매출 프로젝션 등에 대해 삼성 내부 전문가들로부터 맞춤형 컨설팅을 받았고 인사, 조직 운영, 영업, PR 등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조언을 얻었다.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한 삼성전자의 지원 활동은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이 최근 '뉴삼성'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미래 동행'을 제시하는 등 'C랩'을 비롯한 다양한 '동행' 프로그램을 본격 전개하겠다는 뜻을 전한 상태다. 삼성전자가 기대하는 건 'C랩 아웃사이드'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이 향후 더욱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창의개발센터 한인국 센터장은 "창업 5년 미만 스타트업을 육성하다 보니 성과를 드러낼 만큼 꽃 피운 경험이 아직 많진 않다. 'C랩'을 졸업한 뒤 역량 있는 중견 스타트업이 되려면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이라며 "추후 성공 사례를 설명할 일이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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