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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Biz] '극장주' CGV, 팬데믹 후 첫 흑자에도 우려 왜

  • 경제 | 2022-11-11 07:00

실적·주가 상승세 '뚜렷'…"연말 기대작 지켜봐야"

CGV는 9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CGV는 9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극장 산업은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됐던 2년 간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빛을 보고 있는 한 해로 꼽힌다. 이중 유일한 극장업 상장사 CGV가 팬데믹 후 첫 흑자 전환이라는 성적표와 함께 최근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다.

10일 CJ CGV(이하 CGV)는 전 거래일 대비 3.64%(550원) 오른 1만5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50원 내리면서 주춤했으나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올랐으며, 10거래일 전 주가가 1만3450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CGV의 최근 강세는 3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에서 따라온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극장 산업이 침체기를 딛고, 천 만 영화('범죄도시2', 1269만 명) 배출은 물론 관객들을 다시 극장으로 돌아오게 했으며 이 기간 외국영화와 한국영화를 가리지 않고 고른 흥행을 이어갔기 때문에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기대감은 결과로 증명됐다. 9일 CGV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분기 영업이익 77억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 손꼽힐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무려 775억 원 적자였기 때문에 업종을 대표해 자랑할 만한 결과를 받아든 셈이다. 3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0% 가량 오른 4051억 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CGV 측은 국내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로컬 라인업을 기반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영화 '탑건: 매버릭'(817만 명, 이하 누적 관객 수)과 3분기에만 각각 726만 명, 58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두 한국영화 '한산: 용의 출현'(726만 명) '공조2: 인터내셔널'(697만 명)이 흑자 전환 달성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CGV의 기술 자회사 CJ 4D플렉스가 올해 영화 마니아들에게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로 꼽혔던 '탑건: 매버릭'과 '한산: 용의 출현'의 활약에 힘입어 첫 흑자전환(영업이익 96억 원)을 기록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 중 하나다.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중국 지사에서 영업손실 196억 원을 냈지만 국내 극장산업의 성과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허민회 CGV 대표 역시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 대표는 "'탑건'과 '한산' '공조2' 등 할리우드와 국내 영화의 선전으로 극장가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2022년 영화시장을 힘차게 견인할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하는 만큼, 기술과 서비스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자평했다.

이석훈 감독과 배우 다니엘 헤니, 유해진, 임윤아, 진선규, 현빈(왼쪽부터)가 지난 8월 3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CGV가 배급까지 맡은 영화 '공조2'는 9월 개봉해 69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올해 3분기 CGV의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용희 기자
이석훈 감독과 배우 다니엘 헤니, 유해진, 임윤아, 진선규, 현빈(왼쪽부터)가 지난 8월 30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CGV가 배급까지 맡은 영화 '공조2'는 9월 개봉해 69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올해 3분기 CGV의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용희 기자

반면 일각에서는 CGV의 최근 기세에도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있어 눈길을 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GV가 지난 7월 운영자금 마련 및 채무 상환을 위해 발행한 4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중 3000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 매각되지 않으면서 나머지를 주관사가 떠안고 있어서다. 이 경우 사채의 단기간 전환이 어렵기 때문에, 부채 부분에 지적된 문제 해결은 사실상 올해 불가능에 가까운 게 중론이다.

또한 주춤하고 있는 4분기 극장가 분위기도 우려할 만한 요소로 꼽힌다. '공조2' 이후 잇따라 개봉한 한국영화를 포함해 외화마저도 좀처럼 100만 명 관객을 넘기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날 기준 4분기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9월 28일 개봉한 '인생은 아름다워'(이날 기준 115만 명)이다.

연말 최대 기대작인 '아바타: 물의 길'(12월 개봉 예정)을 포함해 김래원 이종석 차은우 등이 출연한 재난 블록버스터 '데시벨'(11월 16일 개봉), 유해진 류준열의 오감자극 사극 스릴러 '올빼미'(11월 23일), 마동석 정경호 주연 코미디극 '압꾸정'(11월 30일 개봉),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정성화 김고은의 '영웅'(12월 개봉 예정) 등 기대작들에 4분기 실적 운명을 걸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이유다.

김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름 성수기 이후 대작 부재와 전환사채에 대한 우려로 주가 하락폭이 컸으나, 이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면서도 "전환사채는 단기간에 전환되기 어렵다. 연말 기대작들이 개봉할 시점인 만큼 다시 극장에 관심을 가져야할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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