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 실적 원동력 ‘물류 네트워크’ 꼽아
‘쿠팡식 로켓배송 물류모델’ 경쟁력 입증
[더팩트|이중삼 기자] 김범석 의장의 '쿠팡 매직'이 드디어 성과로 입증됐다. 로켓배송을 도입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해서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쿠팡에게는 뜻 깊은 실적일 수밖에 없다. 김 의장이 '수익성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지 1년 만에 이룬 결실이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쿠팡이 10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51억133만 달러(한화 6조8383억 원·환율 1340.5원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분기 46억4470만 달러(한화 5조3850억 원) 대비 27% 증가한 수치로 원화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은 7742만 달러(약 1037억 원), 당기순이익은 9067만 달러(1215억 원)를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이 3억1511만 달러(3653억 원), 순손실 3억2397만달러(3756억 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드라마틱한 성과를 낸 것이다.
쿠팡의 핵심 비즈니스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 분야 매출은 49억4717만 달러(6조6317억 원)를 기록해 10% 올랐다. 원화 기준으로는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사업의 성장세는 한국의 상품 이커머스 시장보다 4배 빠른 성장 속도라고 설명했다. 배달서비스 쿠팡이츠를 비롯해 쿠팡플레이·쿠팡페이·해외사업 등 신성장 산업 분야 매출은 6% 감소했다. 다만 원화 기준으로는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활성고객(제품을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1799만2000명으로 지난해(1788만5000명)와 비교해 7% 늘어났으며 1인당 고객 매출은 284달러(38만 원)로 3% 증가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19% 올랐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전 비즈니스에 거쳐 9100만 달러 규모의 기록적인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최근의 수익 개선 노력은 기술과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와 혁신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상장 이후 매 분기마다 2500억~5000억 원대의 손실을 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1분기(2억570만 달러)에 이어 2분기(6714만 달러) 손실을 연달아 줄였고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뤘다. 김 의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으나 쿠팡의 성장세는 지속됐다"며 "모든 카테고리에 거쳐 강력한 소비 증가세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쿠팡이 이번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쿠팡에 따르면 여러 지역에 신선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는데 쿠팡은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수요 예측으로 이런 손실을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였다. 또한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하면서 별로도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져 일반 소비재를 배송하는 트럭을 사용해 신선식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배송의 85% 이상을 박스 포장 없이 배송하는 방법으로 포장 폐기물을 줄였으며 배송 차량의 운행 횟수도 줄일 수 있게 됐다.
김 의장은 "지난 7년 간 기술과 풀필먼트, 라스트 마일을 통합한 물류 네트워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다"며 "앞으로도 프로세스 최적화, 머신러닝과 로보틱스를 포함한 자동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고객 경험을 풍요롭게 만들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이번 실적이 '쿠팡식 로켓배송 물류모델'의 경쟁력을 입증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이번 흑자 전환은 본질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와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손익구조가 안정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증명했다"며 "글로벌 이커머스 둔화 속에서 한국 혁신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 물류대학원 교수는 "이커머스 물류산업의 본질은 자동화 물류 네트워크만으로 저절로 돌아가는 '플라이휠'을 구축하는 것이며 이번 실적은 쿠팡만의 혁신적인 물류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믿음이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쿠팡의 과감한 투자가 흑자를 달성한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김 교수는 "쿠팡은 공격적인 물류센터 건설과 기술 투자를 어느 정도 완료함으로써 흑자 전환 기반을 조성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며 "또한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주력 커머스 분야 확대와 와우 회원가 인상을 통한 수익 개선 효과와 로켓배송을 통한 고정 고객 확보 등도 이번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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