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제품일수록 소비자들에게 추억 자극"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식품·프랜차이즈업계에 '복고(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16년 전 BBQ의 CM송이 재탄생하는가 하면 그때 그 시절 추억의 간식이 소비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복고' 마케팅을 통해 4050세대들이 옛 추억을 되찾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는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지난 7일 서울 종로구에서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제품 출시를 공식화했다. BBQ는 이번 신제품 개발을 위해 제품의 핵심으로 꼽히는 저크 소스를 6개월 이상 연구했으며, 특히 Z세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소통의 일환으로 음원 마케팅에 도전했다. 2006년 배우 신애라 씨의 CF에 등장했던 CM송을 오마주해 레게풍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호 제너시스BBQ 마케팅실장은 "스마트폰 노출이 큰 1020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유튜브 홍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특히 과거 신애라 씨가 광고에서 부른 CM송 '올리브와 치킨이 만나~'라는 노래가 인기를 끌었던 것에 착안해 BBQ만의 헤리티지를 보여주면서도 1020세대 취향에도 맞출 수 있는 음원을 제작해 이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마케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고'는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간다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식품·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BBQ 외에도 최근 기업들은 '복고 열풍'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식품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가 지난 9월 크라운제과 죠리퐁을 접목한 디저트를 개발했으며 같은 달 서울우유도 문구점에서나 맛보던 달고나에 우유를 더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오뚜기 역시 부셔먹는 라면 뿌셔뿌셔 달고나맛 신제품을 지난 9월 선보였다.
매일유업에서 운영하는 폴 바셋은 지난 7월 우유맛 아이스크림을 더한 '우유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지난 6월 해태아이스크림도 과거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부라보콘 CM송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콘텐츠로 만들었다.
롯데푸드도 지난 5월 아맛나 출시 50주년을 맞아 '아맛나 앙상블'을 선보였으며 오리온도 1976년 출시했던 자사 대표 스낵인 '오징어땅콩'에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구운김땅콩'을 출시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SPC 던킨이 지난 9월 hy와 함께 어린 시절 얼려 먹던 야쿠르트를 재해석한 야쿠르트 쿨라타를 내놨다. 맥도날드도 복고 메뉴의 일환으로 지난 8월 '88 서울 비-프 버거'를 출시했으며 KFC 역시 옛날 간식 꽈배기에 치즈와 팥을 채워 넣은 제품을 선보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복고' 마케팅을 통해 4050세대들이 옛 추억을 되찾을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SNS 등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검증된 제품을 재출시할 때 제품 홍보 면에서도 부담이 적다는 의견도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복고 마케팅은 4050세대 소비자들에게 옛 추억을 찾아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SNS를 통해 소통하는 MZ세대가 제품 구매 인증 게시물을 올리고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이며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신제품보다는 기존에 있던 제품을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 "장수 제품일수록 소비자들에게 추억을 자극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에 제품 홍보 면에서도 수월한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들도 식품 기업의 복고 마케팅이 과거의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의 제품을 재출시할 때 제품의 품질과 용량을 그대로 유지해줬으면 좋겠다는 시각도 있다.
50대 오 모 씨는 "기업의 복고 열풍은 언제나 기성세대들에게 추억을 상기시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며 "재미도 있고 옛날도 추억하면서 자꾸 바뀌는 세태에 지쳐가는 심신을 위로받는다"고 설명했다.
20대 이 모 씨는 "옛날에 먹었던 과자들이 다시 나오는 것은 반갑다"면서 "다만 세대별로 선호하는 과자가 다르다 보니 공감이 안 될 때도 있다. 재출시하면서 과자 맛이 달라지거나 제품 용량이 작아지지는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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