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 맡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코오롱가(家) 4세이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규호 신임 사장은 전철원 사장과 함께 내년 출범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각자 대표이사도 맡는다. 이규호 사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중요한 자리에 오르면서 차기 회장에도 근접하게 됐다.
코오롱그룹은 7일 이규호 사장 승진과 함께 총 55명에 대한 2023년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미래성장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목적에서 진행됐다.
이규호 사장은 지난 2020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2년 만에 사장에 오르게 됐다. 이규호 사장이 진두지휘하게 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해 내년 1월 신설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7월 이사회를 통해 건설·상사부문의 코오롱글로벌㈜과 자동차부문의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상사부문·코오롱스포렉스 등을 맡고, 신설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BMW·아우디·볼보·지프·롤스로이스 등 수입차부문 사업을 하게 된다.
코오롱그룹이 모빌리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수입차 유통판매 중심의 사업을 개편, 확장하는 등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커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를 확보하면서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와 중고차 사업 등 관련된 가치사슬을 넓힌다는 것이다.
그룹의 중책을 맡게 된 이규호 사장은 1984년생으로 젊은 경영인이다. 그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다양한 산업군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이규호 사장은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뒤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2014년 코오롱글로벌에서 건설 업무를 맡다가 다음 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로 자리를 옮겼다.
2017년 ㈜코오롱 전략기획담당 상무를 거쳐 2018년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전무로 승진했다. 이규호 사장은 같은 해 공유오피스 사업 '리베토' 대표에 오르면서 공유경제 부문에서도 활동을 했다. 2020년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수입차부문을 맡게 됐다. 지난해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 4개 계열사 중심으로 구축되는 수소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규호 사장은 10년 동안 건설과 패션, 공유경제, 수입차, 수소 등 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경험을 쌓았다.
이규호 사장은 "과감한 체질 개선으로 1등 DNA를 심는다"는 전략으로 사업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코오롱글로벌의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해 왔다. 그는 내년부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서 미래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신사업 발굴, 재무역량 강화 등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5년까지 매출 3조6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로 이규호 사장의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웅열 명예회장이 2018년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그룹 회장직의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규호 사장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성장을 승계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장자계승 원칙을 따르고 있어 이규호 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에 대해 "내년 경기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 상황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한 체질 개선과 전략 실천을 주도할 인재를 앞세웠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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