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중심으로 야외서 즐기는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 확산"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킥복싱, 필라테스, 헬스 PT 등 나름 다양하게 운동을 했는데 유대관계를 만들면서 재밌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테니스를 시작하게 됐어요. 활동성이 매우 크고 전신운동이라 짧은 시간 안에 홀딱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게 되는데 거기에서 오는 개운함이 좋아요. 테니스 운동복도 예뻐서 보고 있으면 운동하고 싶은 느낌이 들어요."
직장인 김서희 씨(29)는 요즘 테니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테니스가 인기 운동으로 떠오르면서 패션업체, 백화점업체 등 유통업계에서도 관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테니스가 골프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어 골프의 대체제로 부상하고 있다. 테니스 패션도 일상복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테니스 인구는 약 50만 명이며, 국내 테니스 시장 규모는 2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3000억 원 규모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테니스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패션업계에서는 테니스 의류 사업을 강화하거나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최근 본부 내 테니스TF(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9월 들어 의류 품목 내 테니스복 매출 비중이 30%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휠라는 세계 정상급 선수 후원을 통해 축적한 브랜드 노하우를 바탕으로 '랠리스커트', '타르가슈즈' 등을 새롭게 론칭하기도 했다. 휠라는 내년 봄·여름 의류 내 테니스복 취급 상품수(SKU)를 확대하고 관련 브랜드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특히 테니스 슈즈 '스피드서브T9'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휠라가 후원하는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 선수가 신는 테니스화로 입소문을 얻으며 출시 직후 주요 사이즈 품절을 기록했으며 현재 재주문돼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MLB와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를 보유하고 있는 F&F도 지난 7월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를 인수했다. 세르지오 타키니는 1966년 이탈리아의 테니스 챔피언 세르지오 타키니가 만든 브랜드다. 코오롱FnC도 영 캐주얼 브랜드 '럭키마르쉐'를 통해 테니스 라인을 신규 론칭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최근 제이린드버그와 독점 판권 및 라이선스 계약을 10년 연장했다. 기존 골프뿐 아니라 테니스복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내년에 청담동 명품거리에 제이린드버그 플래그십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업계 외에도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국내 테니스 시장에 공을 들이는 모양세다. 백화점업계는 팝업스토어 운영 등으로 테니스족 수요 잡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서 테니스복을 선보이는 '로드로아르' 단독 팝업스토어를 10월 한 달간 운영한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지난달 '고메이494 한남'에서 15개의 테니스 관련 브랜드를 모아 테니스 팝업 '스매싱 494(SMASHING 494)'를 진행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6월 MZ세대를 타깃으로 체험형 테니스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으며 오픈 3일 만에 5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도 테니스용품 관련 매출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옥션은 올해 2분기 테니스용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테니스라켓 판매량은 8배 가까이(693%) 늘었다. SSG닷컴에서도 올해 상반기 테니스용품 전체 매출 전년 대비 250% 증가했다. 같은 기간 G마켓도 테니스용품 전체 매출이 153% 증가했다.
패션업계에서는 테니스가 골프의 대체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테니스 패션이 일상복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스타일리시한 스포츠 패션을 연출하기에 알맞은 종목이라는 점에서 테니스를 선호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코트 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테니스풍 패션을 선호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정통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복종의 패션 브랜드에서 테니스 패션을 전개하는 등 당분간은 테니스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패션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활동성이 높은 골프가 대세 스포츠로 주목받았다면, 최근에는 테니스가 MZ세대의 새로운 취미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MZ세대를 중심으로 도심의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과 함께 비교적 골프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어필된 결과다. 올해는 프랜차이즈화된 실내 테니스장도 증가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는 만큼 테니스에 대한 관심은 점점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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