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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상>] '고개 숙인' 카카오, 말보다 행동 보여야

  • 경제 | 2022-10-23 00:00

"초심 돌아가겠다' 홍은택 단독체제 전환 카카오, 해법 찾을까

카카오 남궁훈(왼쪽)·홍은택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카카오 남궁훈(왼쪽)·홍은택 각자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정소양·박경현·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리=서재근 기자] 지난 한 주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한 카카오톡의 전례 없는 '먹통 사태'에 말 그대로 전국이 멈춰서버리면서 시작이 됐는데요. 누적 가입자 수 1억 명을 넘어선 메신저 서비스 중단이 미친 파장은 꽤 광범위했고, 그에 따른 피해도 상당했는데요. 여기에 카카오의 미숙한 대응이 사태를 더욱 키웠습니다. 한발 늦게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전부터 켜켜이 쌓인 각종 논란으로 시끄러운 카카오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네요.

카카오 사태 여파는 금융업계까지 번졌는데요. 카카오 금융계열사 카카오뱅크의 일부 서비스에 오류가 나면서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경쟁사들이 예상에 없는 분주한 한 주를 보냈다는 후문입니다.

가구업계에서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광고 가피로 유명한 에이스침대가 연구개발(R&D)비의 무려 18배에 이르는 비용을 광고에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이쯤 되면 '침대는 광고입니다'는 말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카카오, 신뢰 회복 가능할까?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됐습니다.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9분경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났습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네이버, 카카오, SK계열사 등이 입주해 사용하고 있어 화재로 이들 기업들의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카카오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총 3만2000대의 서버를 맡겨 보관하고 있었는데 카카오톡, 카카오맵,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페이지, 다음카페, 다음뉴스, 카카오T 등 카카오와 계열사의 서비스 전반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피해 규모가 컸다고 해도 유독 카카오의 복구 작업이 늦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카카오메일과 다음메일은 장애 발생 이후 5일이 지나서야 정상화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카카오는 이번 사고 복구가 지연된 이유로 개발자들의 주요 작업과 운영도구 이중화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들었습니다. 데이터 자체는 4개의 데이터센터에 나눠서 보관하고 있지만, 이에 접근할 작업 도구가 없었다는 설명이었습다. 이 때문에 백업 데이터에 바로 접근하지 못했으며 데이터센터 화재가 진압되고, 전력 공급이 재개된 다음에야 겨우 복구 작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는 사고 대비가 미숙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카카오는 2개월 내 이번 '먹통 사태'와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카카오는 2개월 내 이번 '먹통 사태'와 같은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더팩트 DB

-홍은택 카카오 대표 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센터장은 지난 19일 경기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발자) 도구의 이중화는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이 정상화되는 대로 시작할 예정이며, 2개월 안에 이번과 유사한 사고는 막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홍은택 대표는 "앞으로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 탓에 카카오에 실망한 이용자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카카오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카카오 역시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카카오를 이끌어온 남궁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 소위원회를 맡기로 했습니다.

남궁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참담한 심정과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카카오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자 대표 이사직을 내려놓는다"면서 "사임 이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며, 사임의 원인인 이 같은 사고들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역량을 쏟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카카오는 우선 데이터센터 운영 주체인 SK C&C간 책임공방은 미뤄두고, 이용자, 파트너, 이해관계자 등이 입은 피해 보상에 나설 계획입니다. 특히 무료 이용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19일 별도의 피해 신고 채널을 열었습니다. 이후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보상 대상과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보상 대상 선정과 실질적 피해 보상액 책정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유료 서비스 위주로 보상안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카카오의 대처에 시선이 쏠립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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