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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어서 대륙별 IDC 놓겠다'던 카카오, 아직 자체 IDC 0개

  • 경제 | 2022-10-17 11:31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각' 마련한 네이버와 대조적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포털 '다음' 서비스 접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뉴시스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에서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포털 '다음' 서비스 접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 됐다. /뉴시스

[더팩트|최문정 기자]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카카오 서비스가 중단됐다. 카카오는 주말 내내 복구 작업에 매달렸지만, 아직도 전체 서비스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카카오의 위기 대응 능력 전반과 인프라 투자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카카오는 포털 다음 공지 등을 통해 "오전 9시 현재, 복구 장비 등의 복잡성으로 다음·카카오 메일과 톡채널의 정상화가 상당 기간 지연되고 있다"며 "많은 서비스가 안정화돼 가고 있지만, 트래픽 상황에 따라 일부 지연이 발생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그룹 전반에서 서비스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지난 15일 회사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불이나 전원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해당 센터는 회사의 가장 메인 데이터를 보관하는 시설 중 하나로, 총 3만2000개의 서버를 맡겨 보관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사는 모든 데이터를 총 4개의 데이터센터에 분산 백업하고 있고, 화재 발생 직후 분산된 데이터센터의 이중화된 데이터를 통해 서비스 전환 작업을 진행했다"며 "다만, 이번 사태처럼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IT업계는 화재 자체는 사고일 수 있지만, 피해 상황을 키운 것은 명백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시나리오에서 화재를 뺐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카카오를 포함한 IT 업계 전반에 만연한 '발생하지 않은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비용을 아끼는 분위기가 사고의 진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카카오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 첫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지난 2012년 가산디지털단지 내 위치한 LG CNS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문제로 카카오톡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당시 카카오는 "어서 돈 많이 벌어서 대륙별로 초절전 데이터센터를 분산 가동해 안전을 도모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하지만, 카카오는 10년 간 국내 1위 메신저와 모빌리티 플랫폼을 보유한 시가총액 21조 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자체 데이터센터가 한 곳도 없다. 이번 오류 사태로 인해 망이중화 등 데이터 분산 작업의 미흡한 부분도 드러났다. 강원도 춘천에 자체 데이터센터 '각'을 보유한 네이버와 대조적이다. 실제로 네이버도 이번 화재로 인해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등 일부 서비스에 오류가 발생했지만, 지난 16일 자정께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카카오는 "현재 임차 데이터센터를 사용 중이며, 2023년 자체적으로 준공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오는 2023년 4000억 원을 투입해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에 첫 데이터 센터를 짓고, 2026년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내에 추가로 시설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두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비상 상황에 데이터 흐름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기업 규모와 영향을 고려했을 때 (카카오의 대처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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