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화재를 발생 위험에서 뺐다는 것은 비상식적"
[더팩트|최문정 기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주말 동안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킨 가운데 회사의 위기 대응 체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카카오에 따르면 이번 대규모 '카카오 먹통' 사태는 지난 15일 오후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발생했다. 해당 센터는 카카오가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 3만2000개의 서버를 둘 만큼 핵심 시설이다.
카카오는 이번 사고가 천재지변이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화재처럼 데이터센터 전체가 통제 불능이 되는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아 대응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양현서 카카오 부사장은 지난 16일 화재가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를 방문해 "화재 현장이었기 때문에 (기술자들이) 직접 진입해 수리와 개선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다"며 "리스크 시나리오를 세우고 준비했다고 생각했으나 화재라는 것은 워낙 예상할 수 없는 사고이고 서버 전체가 내려가는 상황까지는 우리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T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카카오의 대응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10년 전인 2012년 4월28일에도 서버 전력 계통에 문제가 생겨 카카오톡 오류를 일으킨 사건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10년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의 카카오는 생활, 금융, 이동 등 대부분의 분야에 진출해 있는 기업"이라며 "같은 원인으로 문제가 발생한 이력이 있다면, 더욱 철저하게 데이터 분산과 망 이중화에 힘을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서 화재를 뺐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IT 업계에서 '발생하지 않은 문제'를 대비하기 위한 비용을 아끼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이 사고의 진짜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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