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미수금 8900억 원… "손실 선제적 대응"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한화건설이 한화와 합병을 앞두고 사업비 14조 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철수한다. 발주처인 이라크 정부가 공사비 미지급 등 계약을 위반하자 향후 발생할 손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0일 한화건설의 지분 전체를 보유한 한화의 전자정보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앞서 2012년 4월 이라크투자위원회(NIC)로부터 단독 수주한 신도시 건설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한화건설이 NIC에 전달한 계약 해지 통지에 따른 효력은 오는 21일 이후 발생한다.
한화건설은 지난 10여년간 선수금과 기성금(공사 진행에 따라 받는 돈)으로 43억2200만 달러(약 6조1500억 원)를 받았다. 이 가운데 NIC가 계약을 위반하며 발생한 미수금은 6억2900만 달러(약 8900억 원)로 이미 받은 돈의 24% 수준이다.
한화건설 측은 아직 미수금이 선수금을 넘어선 수준은 아니지만 추후 발생할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계약 해지를 통지했다는 입장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해당 사업의 미수금으로 인한 손실이 나지는 않았으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며 "앞으로 3주 간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라크의 정세불안과 대금지연으로 공정이 지연되자 NIC와 안정적인 수금방안과 공사기간을 협의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공시를 통해 2027년 이후 공기가 지연되는 경우 회사가 예상한 손실액은 2028년 225억4507만 원, 2029년 449억9861만 원, 2030년 670억6304만 원 등이다. 이어 2032년까지 공사가 지연되면 1108억3411억 원까지 손실이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인근에 오는 2027년까지 주택 10만 가구와 교육시설·병원·도로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101억2000만 달러(약 14조4000억 원)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주택건축사업(80억 달러) 약 38%, 사회기반시설(21억2000만 달러) 약 26% 수준이다.
한편 한화는 한화건설 흡수합병을 진행 중인 가운데 NIC는 이번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사업 관련 계약 유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화 측은 "한화건설과 합병 이후 해외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사의 계약상 지위‧권리와 의무를 승계하기 위해서는 발주처의 동의 절차 등이 필요하다"며 "다만 NIC의 경우 지난 6일 합병 절차와 관련 기존 수주한 사업을 유지한다는 의사를 전했고, 한화건설은 계약 위반을 이유로 해지를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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