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인 참석률 저조에 '맹탕 국감' 비판나와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정소양·박경현·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지난 한 주 내내 국정감사가 이어지면서, 경제계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습니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의 핵심 증인 참석률이 저조해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나온 가운데 이석우 두나무 대표 증인 출석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대표는 첫 국감장 등판인데도 여유 있게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IT업계에서는 아이폰14 국내 출시가 화제였습니다. 특히 애플페이 한국 상륙 소식도 나오면서 이번에는 진짜로 출시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애플페이를 등에 업고 삼성 갤럭시와 진검승부를 벌일지 주목됩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화일약품 상신공장에서 폭발로 화재가 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안타까운 인명 피해 소식도 들렸는데요. 20대 노동자 1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습니다. 이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는 첫 번째 사례가 될지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럼 먼저 이석우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살펴볼까요.
◆ "구체적 증거 달라" 셀프상장 의혹 단칼에 자른 이석우…장시간 국감에도 여유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굵직한 뉴스들이 많았지만 국정감사가 큰 주목을 받은 한 주였습니다. 지난 6일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는데요. 이날 국감은 실상 '코인 국감'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루나·테라 사태'와 관련한 책임 규명과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이해관계 충돌 문제 등을 파고들었습니다.
-어떤 인물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나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로 유명한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를 비롯해 김지윤 디에스알브이랩스 대표,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승호 삼성생명보험 부사장, 박진홍 엑스탁 전 대표 등인 증인석에 섰습니다.
-생각보다 핵심 증인의 참석률은 저조해 보이는데요. 그래서 '알맹이 없는 국감', 맹탕 국감'이었다는 비판이 나왔군요.
-맞습니다. 정무위는 루나·테라 사태와 관련해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총괄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검찰 수사를 이유로 신 총괄은 불출석했습니다. 테라의 밸리데이터(검증) 기업인 김지윤 디에스알브이랩스 대표가 자리를 대신했으나 책임 소재에 대한 명쾌한 답변은 없었습니다.
아로와나코인 시세 조작 의혹을 받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또한 이정훈 전 의장이 국회 증인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건강 문제 와 형사소송 등을 사유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두나무 송치형 회장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는 이유로 불출석했고, 이석우 대표가 증인석에 앉았습니다.
-증인들이 발언할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요.
-질문도, 답변도 모두 다소 싱거웠다는 게 중론입니다. 이석우 대표가 답변할 당시에는 집중도가 조금 높았고요.
-어떤 대화가 이뤄졌나요.
-두나무에 대한 증인 출석을 신청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전거래 의혹'의 중심에 있는 'ID 8' 계좌에 대한 추궁으로 질의 물꼬를 텄습니다. 윤창현 의원은 "ID 위조를 통한 허수 주문으로 시세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처벌할 근거가 없고 체계가 없기 때문에 무죄를 받았다. 애매하지 않은가. 자본시장법 등이 조금만 있었더라도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같은 지적은 앞서 검찰이 송치형 회장에게 징역 7년, 벌금 10억 원의 중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가 증거가 불충분하고 관련 법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석우 대표는 어떻게 응수했나요.
-이석우 대표는 "무죄가 나온 이유가 애매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판결문을 자세히 읽어보면 검찰 측이 사기죄로 고소했는데, 유죄 입증을 못 해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공정하고 투명하게 투자자 보호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객관적 기준이 없으니 룰들이 빨리 정해지는 게 맞다"면서 "지난 5년 동안 대표로 있으면서 국회에도 인사하고, 정부 기관들도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간 실질적으로 수용된 것이 없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국회에서 기준을 마련해주면 매우 감사할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루나 '셀프상장'에 대한 정무위원들의 지적도 있었다면서요.
-네. 두나무의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설립 1개월 후인 2018년 4월20일 25억4000만 원을 루나 코인에 투입했습니다. 이를 통해 코인당 127원 가격에 2000만 개를 확보했고요. 이로부터 1년 뒤 업비트는 루나를 상장시켜 셀프상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셀프상장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거래소 인가를 취소하겠느냐"며 이석우 대표를 질타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다소 어이없다는 듯 너털웃음을 웃었습니다. 그는 "셀프상장이 뭔지 모르겠고,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구체적인 증거를 주면 알아보겠다"고 답하며 의혹을 단칼에 잘라냈습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셀프상장이 정말 아니냐. 사실관계를 말해달라"고 주문했을 때도 그는 "이해 상충의 여지는 있지만, 그 상충이 셀프상장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생각보다 국감이 어렵지 않게 흘러간 탓인지도 모르겠으나, 이 대표는 장시간 국감장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전반적으로 여유로운 모양새였습니다. 이날 오후 5시 22분께 국감을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면서도 취재진의 질의에도 "확인해보겠다"고 답하는 등 친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송치형 회장의 구형과 관련한 질문에는 이 대표는 말을 삼가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송치형 회장 등에 대한 법정공방은 현재 진행 추이가 어떻게 되나요?
-지난달 21일 결심이 이뤄졌으며, 검찰 측은 같은 달 30일 재판부에 서면 구형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구형량 등에 대해서는 검찰 측과 두나무 측도 말을 아껴서 알려진 게 없습니다. 오는 12월7일 선고기일이 돼봐야 공방에 종지부가 찍힐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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