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협력사에 부당행위' 지적에 나이키코리아 사장 "사건 인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광주 복합쇼핑몰 상생"
[더팩트ㅣ국회=이선영 기자] 사모펀드가 외식 프랜차이즈 등에 투자해 생계형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이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 최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소환돼 국회의원들의 날선 질타를 받았다. 나이키 코리아는 국내 협력사에 부당행위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신세계프라퍼티는 광주 복합쇼핑몰에 대한 상생 의지를 약속했다.
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관 중소기업벤처부·특허청 국정감사에는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킴벌리 린 창 멘데스 나이키 코리아 사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질의를 받은 윤종하 부회장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윤 부회장은 혼잣말하듯 작은 목소리로 답변해 국회의원들로부터 "마스크를 벗고 마이크에 대고 크게 말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인신문에서 "bhc는 타 브랜드에 비해 가맹 점포당 1억 원 가까운 수익을 더 거뒀다. MBK가 공격적으로 투자한 2020년 이후 6차례에 걸쳐 재룟값을 지속해서 인상했다"며 "올해는 튀김유 가격이 작년에 비해 2배 올랐다"고 지적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bhc 매출이 대부분 가맹점과 거래해서 나온다. 구글, 애플보다 영업이익률이 높다"면서 "소상공인인 가맹업주에게 비용을 전가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 피해는 가맹업주와 소비자가 보는 것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골목상권 투자에 대해서도 정확히 말해달라"고 말했다.
윤종하 부회장은 "주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상생은 깊이 생각하는 것 중 하나인데 가맹점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영업이익보다는 매출총이익이 더 적합한 지표라고 생각한다"라며 "영업이익이 높은 것은 다른 계열사로 귀속되는 게 없이 모두 본사로 귀속되는 점도 있다. (타 브랜드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렸다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고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bhc는 매출 4771억 원, 영업이익 153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32.2%를 기록했다. 교촌치킨의 경우 지난해 매출 4935억 원, 영업이익 28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7%를 기록했으며, 제너시스BBQ는 매출 3624억 원, 영업이익 60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16.8%를 기록했다.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bhc는 호실적을 앞세워 올해 1568억 원을 주주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30억 원 더 많은 수치다.
bhc의 최대주주는 MBK파트너스로, 2018년 MBK파트너스는 관계사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를 설립해 캐나다 온타리오교직원연금(OTPP) 등과 약 1500억 원 규모 bhc 지주사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 당시 박현종 bhc그룹 회장·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bhc를 인수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bhc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60% 가까이로 높였다. MBK 측이 bhc에 투자한 금액은 재투자까지 총 5700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bhc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2018년 6800억 원에서 2020년 1조8000억 원(외부기관이 평가한 금액)으로 늘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인수 등으로 몸집을 불린 bhc의 기업가치는 현재 3조6000억 원까지 평가되고 있다.
이날 MBK파트너스가 소유하고 있는 홈플러스의 '최소보장 임대료'로 질타를 받았다. 윤종하 부회장은 "상생방안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서 가능한 부분이 있으면 경영진에게 개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에게는 광주복합쇼핑몰 상생 의지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임영록 대표이사는 앞서 발언한 윤종하 부회장보다는 비교적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답변했다. 답변이 단답형이거나 짧은 다른 증인들과 달리 임 대표이사는 너무 길다며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 직후 유통 3사의 경쟁적 발표가 이뤄졌단 점에서 신세계의 적극적 의지와 진정성에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많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임 대표는 "정치적 제안은 있을 수 없다"며 "지역 사업을 함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역 파트너와의 동반성장"이라고 답변했다. 임 대표는 "스타필드 광주점의 (설립) 기회가 주어진다면 쇼핑몰뿐 아니라 휴양시설을 포함해 광주 시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시설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킴벌리 린 창 멘데스 나이키코리아 사장은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 중소협력사 이익 부당 침해를 했다는 이유로 증인으로 소환됐다. 나이키가 직접 국내 협력사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중간에 거래 대행사를 끼워넣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킴벌리 사장은 동시 통역이 원활하지 않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질문에 맞는 답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이키는 (26년간 나이키 신발에 들어가는 섬유 자재를 제조·공급한) 석영텍스타일이라고 하는 국내 협력 업체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하루 아침에 거래 중단 통보를 했다"며 "현재 직원의 80%가 일자리를 잃었고, 수십억 원의 재고를 떠안아 폐업 직전에 몰려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홍 의원은 "나이키는 평소 석영과의 거래에 있어서도 비용을 떠넘기거나, 수시로 석영의 경영 상태를 감시하는 등 원청 업체도 해서는 안 되는 감시와 부당 행위를 반복해왔다"며 "그럼에도 나이키는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다'며 발뺌하고 있는데 이 사실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킴벌리 사장은 "최근 이에 대해 알게 됐고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나이키 본사에서는 나이키와 석영이 계약 관계가 아니라며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한다. 증인도 책임이 없다고 (국감에) 안 나온다고 답한 것으로 아는데, 맞는가"라고 재차 물었으나 킴벌리 사장은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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