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정무위 국감 증인 출석
"'자전거래 의혹', 검찰 측 주장일 뿐"
"수수료 수익, 투자자 보호에 사용할 것"
[더팩트|윤정원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가 루나 거래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을 투자자 보호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루나 코인 '셀프상장'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으며, 자전거래 논란에 관해서는 이야기를 최대한 삼갔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6일 금융위원회 대상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두나무 총수 송치형 회장이 증인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그가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증인석에는 이석우 대표가 대신해 자리했다.
◆ 두나무 수수료 편취 논란…이석우 "투자자 보호 위해 쓰겠다"
두나무 측은 이날 수수료 수입에 관한 질의를 받았다. 두나무는 루나 사태 발생 당시인 올해 5월 두나무가 막대한 수수료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루나 폭락이 본격화된 지난 5월 11일부터 거래종료가 된 5월 20일까지 업비트가 루나 거래 수수료로 벌어들인 금액은 239.13025970BTC다. 5월 20일 시세로 따지면 한화 약 95억 원 규모다.
정무위 소속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조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냐"고 묻자, 이석우 대표는 "루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느껴서 239BTC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쓰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두나무는 지난달 30일 '루나·테라 사태 백서' 발간을 비롯해 디지털 자산 범죄 피해자 구제 활동, '디지털 자산 시장 모니터링 센터' 설립 계획 등을 발표했다.
국감에서는 루나 '셀프상장'에 대한 비판도 일었다. 두나무의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설립 1개월 후인 지난 2018년 4월 20일 25억4000만 원을 루나 코인에 투입했다. 이를 통해 코인당 127원 가격에 2000만 개를 확보했다. 이로부터 1년 뒤 업비트는 루나를 상장시켜 셀프상장이라는 질타가 일었다.
윤상현 의원이 "셀프상장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가상자산 거래소 인가를 취소하겠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셀프상장이 뭔지 모르겠다.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구체적인 증거를 달라"고 말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셀프상장이 정말 아니냐. 사실관계를 말해달라"고 언급했을 때는 "셀프상장이 이해상충의 여지는 있다"고 답변했다.
◆ 송치형 연루 '자전거래' 논란 일축…관련법 마련 요청
송치형 회장 등이 연루돼 있는 자전거래 의혹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ID 위조로 허수 주문을 하고 시세 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진행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다만 "자전거래 의혹은 검찰 측의 주장이다. 1심에서는 저희가 무죄를 받았다"는 말은 덧댔다.
앞서 검찰은 송치형 회장을 비롯한 남승현 재무이사, 김대현 팀장 등 피고인들이 지난 2017년 ID '8'이라는 가짜 계정을 만든 후 허위 거래(자전거래)를 통해 이익을 챙겼다고 보고 2018년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2020년 12월 1심에서 검찰은 송 회장에게 징역 7년, 벌금 10억 원의 중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거가 불충분하고 관련 법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규가 갖춰지지 않은 덕분에 두나무 입장에서는 면죄부를 받은 셈이다. 검찰이 항소함에 따라 2년째 법정공방이 지속 중이지만, 전쟁은 서서히 서막을 향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1일 결심이 이뤄졌으며,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7일로 예정돼 있다.
윤창현 의원은 업비트가 법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혜택을 누렸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윤 의원은 "처벌할 근거가 없고 체계가 없기 때문에 무죄라는 것은 애매하지 않은가. 자본시장법 등이 조금만 있었더라도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석우 대표는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투자자 보호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기준을 마련해주면 매우 감사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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