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부터 28일까지 엿새 연속 52주 신저가 기록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이어진 증시 폭락과 함께 삼성전자 주가도 내려앉고 있어 '4만전자'(삼성전자 주가 4만 원대를 이르는 은어)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등에 의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예상하면서도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0.76%(400원) 상승한 5만33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날 삼성전자는 2.40% 내린 5만2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만2500원까지 미끄러져 지난 2020년 7월 10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부터 전날까지 엿새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시가총액은 300조 원대 마저 위협받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15조8015억 원으로 주가가 고점을 찍은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1년 9개월새 시가총액이 무려 227조 원 증발했다. 이달 들어서만 40조5945억 원이 쪼그라들었다.
이에 일각에선 주가가 4만 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금리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 반도체 업황 둔화 등 삼성전자에게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78조4698억 원, 11조98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7% 증가, 24.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가 제시하는 목표가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이달들어 삼성전자의 전망이 제시된 19개 리포트 중 13개가 종전대비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목표주가 가격대는 유안타증권과(9만 원), DB금융투자(8만3000원), 한화투자증권(8만1000원), 케이프투자증권(8만 원)등 8만~9만 원대를 제시한 곳도 있지만 다올투자증권(6만8000원), 신한금융투자(7만 원), NH투자증권(7만 원) 등 대다수가 6만~7만 원대를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황 악화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 당분간 의미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과매도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주가 저점 탐색에 집중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IT세트 판매 부진과 그에 따른 세트 업체들의 재고 축소 노력으로 3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급락이 가시권에 진입했다"며 "이에 3분기를 기점으로 당분간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하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은 75조2000억 원, 영업이익은 9조9000억 원으로 컨센서스 매출액 78조7000억 원, 영업이익 12조3000억 원을 하회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우호적인 환율에도 불구 메모리 업황 악화를 반영해 보수적 실적을 추정한다"고 말했다. 실적 조정으로 인해 이날 목표주가는 6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다만, "단기 실적 훼손에도 불구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저점 실적 턴어라운드를 전망한다"며 "내년 메모리 업계 증설 규모는 역대 최소 규모로, 내년 재고 조정을 거친 뒤 업황 회복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파운드리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현재 주가는 과매도 상태"라며 "과거에도 수요가 나쁘고 실적이 나쁠 때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을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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