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 28일부터 직영매장 5곳서 금 자판기 시범 운영
'골드바 판매'...일부 소비자 박탈감 느껴
[더팩트|이중삼 기자] 금 나와라 뚝딱. 원하는 중량의 골드바를 선택한 뒤 카드를 넣으면 골드바가 나온다. 골드바 구매처는 한국금거래소도, 귀금속 판매점도 아닌 ‘동네 편의점’이다.
28일 오전 11시 취재진이 찾은 서울 강남 역삼동 소재 ‘GS25역삼홍인점'에 낯선 기계가 우뚝 서 있었다.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매장 계산대 바로 옆에 설치된 커다란 ‘금 자판기’가 눈에 확 띄었다. 편의점을 찾은 한 손님은 물건을 고르던 중 해당 자판기를 보며 "이젠 편의점에서 금도 파네"라며 신기한 듯 자판기를 쳐다보기도 했다.
직접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다)으로 골드바를 사봤다. 자판기 화면에 표시된 금 모형 가운데 가장 저렴한 30만 원대 골드바를 누르고 카드를 넣어 서명을 하니 잠시 뒤 ‘덜컥’하는 소리와 함께 골드바가 상품 출구에서 나왔다.
골드바를 산 뒤 기계를 자세히 살펴봤다. 골드바는 △3.75g(1돈) △11.25g(3돈) △18.75g(5돈) △37.50g(10돈) 모두 4종류로 구성돼 있었다. 기계 위쪽에는 당일 국제 금 시세 현황이 나와 있었다. 이 기계는 매일 바뀌는 국제 금 시세를 반영한 골드바를 즉석에서 살 수 있는 자판기다. 이날 기자가 산 3.75g의 골드바 가격은 33만8000원이었다.
편의점 직원에게 골드바를 사간 손님이 있었냐고 묻자 "지난 26일 설치한 뒤로 1명이 사갔다"며 "다만 궁금해 하는 손님이 많아 물어볼 때마다 금 자판기라고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 자판기를 바라보는 손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편의점에서 만난 한 손님은 "보석 매장이 아닌 편의점에서 금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앞으로 금을 사야 할 때가 생기면 여기서 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님은 "점심시간 도시락을 사러 편의점에 왔는데, 금 자판기가 있는 것을 봤다"며 "어떤 면에서 보면 누구는 김밥에 바나나우유를 사는데 금을 사는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를 박탈감이 들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금 자판기는 GS리테일 본사의 직영매장 5곳에 설치 돼 있다. △GS25 역삼홍인점 △GS25 강서엘지사이언스점 △GS더프레시 고덕그라시움점 △GS더프레시 명일점 △GS더프레시 양천신은점 등이다.
GS리테일은 금 자판기 도입 배경으로 △비대면 거래 확대 △안전 자산 선호도 증가 △소액 투자 트렌드 확대 △금 매입 촉진을 통한 외환 보유 캠페인 참여 등을 꼽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품을 늘리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며 "최근 물가와 환율이 뛰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관심이 커진 점과 국민 모두가 금 30g을 보유 하자는 캠페인의 의미도 담겼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내년 8월까지 금 자판기를 시범 운영한다. 향후 100여 개 점포까지 금 자판기를 늘려 골드바뿐만 아니라 다양한 귀금속류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기계는 귀금속을 취급하는 강소기업인 우수골드네트워크가 개발했다. 1.875g부터 75g까지 총 5종의 다양한 중량 별 금 상품을 운영할 수 있는 기계다. 다만 아직 시작 단계라 ‘돈’ 단위로 판매를 설정해놨다. 우수골드네트워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편의점에 도입한 기계는 현재 ‘돈’ 단위로 결제가 가능하다. 향후 상품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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