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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먼저" 이재용 부회장 말 아꼈지만…회장 승진 관측 여전

  • 경제 | 2022-09-22 13:00

이재용 부회장, 해외 출장 마치고 귀국…'회장 승진 계획' 질문에 말 아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보름간의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보름간의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하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회장 승진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재계에서 나오고 있는 연내 회장 승진설에 대해 즉답을 피한 것으로,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현안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향후 행보의 무게 중심 또한 개인보다 회사에 두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연내 회장 승진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라는 게 재계 평가다. 사면 복권된 후 적극적인 행보로 그룹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 승진은 여전히 시간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21일) 오후 보름간의 중남미·유럽 출장을 마치고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곧바로 취재진을 마주한 이재용 부회장의 발언 중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재계에서 지속 거론된 회장 승진설에 대한 것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가능성의 불씨가 쉽게 약해지지 않는 건 재계 안팎에서 회장 승진과 관련해 '때가 됐다'라는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5대 그룹 중 총수가 회장이 아닌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에 부회장 승진 후 10년째 직을 유지하고 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의 경우 1987년 이병철 창업회장 타계 20여 일 만에 회장에 취임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안에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직후부터 지속 제기되고 있다. 회장 취임은 상법상의 직함은 아니어서 미등기 임원인 상태에서도 큰 문제가 없는 데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와 뉴삼성으로의 전환 선언, 그 과정에서 회장 승진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새로운 삼성'으로의 도약을 외치기 전 이미 3~4세들이 회장직을 계승한 다른 기업과 상징적으로 격을 맞출 것이란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이건희 회장 2주기(10월 25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11월 1일) 등 승진 시점도 언급되는 중이다.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재계는 그룹 총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재용 부회장의 광폭 행보를 놓고도 회장 승진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사면 복권 후 숨 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곧바로 현장 경영을 재개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기흥 R&D 단지 착공식,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수원 사업장, 삼성SDS 잠실 캠퍼스 등을 잇달아 찾았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출국해 멕시코, 파나마, 영국 등도 차례로 방문했다. 이재용 부회장 경영 복귀 후 회사 차원에서는 채용 확대, '신환경경영전략' 발표 등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특히 현장 방문의 성격과 관련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이 주요 일정을 소화하면서 임직원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었는데, 이는 향후 회장 승진과 함께 '뉴삼성' 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내부 다지기 목적이 크다는 설명이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임직원과의 간담회는 물론, 현장 경영 때마다 '구내식당 애호가'의 면모를 보여주며 직원들 사이에서 탈권위적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또 MZ세대 임직원들의 휴가 일정, 사내 어린이집 운영 현황 등을 꼼꼼히 챙겼고, 워킹맘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적극 들으며 이건희 회장의 '여성 중시'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외 출장 기간에도 임직원과 임직원 가족의 선물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의 목적에 대해 "오지의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회사를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들을 격려하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내년 3월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도 커진다. 재계 안팎으로 필요성이 커진 그룹 컨트롤타워 복원, 지배구조 개편 등 관련성이 높은 다른 굵직한 현안에 대한 논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등기이사직 복귀 후 회장 취임 등의 방법을 택하면 올해를 넘기며 예상보다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발언을 보면 급하게 생각하진 않는 듯하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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